"ATM처럼 일만 시켰다"…미안하다던 광명 세모자 살인범 태도돌변

↑ 아내와 10대인 두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40대 A씨가 28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경기도 안산시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출처 : 연합뉴스]

아내와 자신의 두 아들을 살해한 40대 A씨가 이틀 만에 태도를 바꿨다. "죄송하다"며 울먹이던 그는 "ATM처럼 일만 시켰다"라며 피해자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28일 피의자 A씨는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수원지법 안산지원을 찾아 취재진에게 "저는 8년 전에 기억을 잃었고, 이번에 코로나에 걸려 8년 만에 기억을 찾았다"며 "(범행 전) 약 20일 정도 사이에 지난 8년간 어떤 일이 있었는지 나름대로 조사해봤는데, 어머니는 버려졌고, 저(에게)는 ATM 기계처럼 일만 시키고, 조금씩 울화가 차서 그런 거 같다"고 말했다.
후드점퍼에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A씨는 2분간 횡설수설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했다. A씨는 범행 계획 시점에 관해 "사건 2∼3일 전부터이다"라며 계획범죄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A씨의 이날 발언은 불과 이틀전인 지난 26일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사죄의 뜻을 밝힌 것과 대비된다.
A씨는 26일 오후 경찰 조사를 마치고 유치장으로 이송되면서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눈물을 보였다. 이어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최대한 처벌을 받겠다"면서 울먹였다. 그러면서 '어떤 부분이 죄송한 것이냐'는 물음에 "제가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라고 답했다.
법원은 살인 혐의를 받는 A씨에 대해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이날 중 구속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A씨는 지난 25일 오후 8시 10분∼8시 20분 사이 광명시 소하동 아파트에서 40대 아내 B씨와 아들인 중학생 C군 및 초등학생 D군을 흉기와 둔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내와는 퇴직 이후 경제적 문제로 갈등을 빚었고 큰 아들은 자신과 살기 싫다고 해 살인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둘째 아들은 범행을 목격했다는 이유로 살해한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샀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