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층으로 아내 유인한 뒤 중학생 큰 아들 먼저 살해 시도
범행대상 아니었던 작은 아들…범행 목격했다는 이유로 함께 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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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와 두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된 경기도 광명시의 한 아파트에 26일 오전 폴리스 라인이 설치돼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
'광명 세 모자 살인사건' 범인의 치밀하고 계획적인 범행이 계속 들어나고 있습니다.
27일 광명경찰서는 40대 남성 A 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신청했습니다.
A 씨는 지난 25일 오후 8시 10분경 경기도 광명시 소재의 아파트에서 자신의 아내와 두 아들을 흉기와 둔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그는 지병으로 인해 1년여 전 직장을 그만둔 뒤 아내와 경제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다가 사건이 발생하기 사흘 전부터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아내가 화해의 조건으로 A 씨에게 큰 아들과 잘 지낼 것을 요구했지만, 큰 아들이 거부감을 보여 범행을 결심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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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와 두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긴급 체포된 A씨가 26일 오후 경기도 광명경찰서에서 유치장으로 압송되고 있 |
A 씨의 범행은 치밀하게 계획된 계획범죄입니다. 그는 한 달 전부터 범행에 사용할 둔기를 구매해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범행을 위해 집을 드나들 때도 폐쇄회로(CC)TV가 없는 1층 복도 창문을 이용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아내를 집 밖으로 유인한 뒤 큰 아들을 먼저 공격했습니다. 그는 아내 B 씨에게 전화해 "돈을 주겠다"며 1층으로 내려오라고 했고 1층으로 내려온 B 씨는 남편이 없자 황급히 집으로 올라갔습니다.
집으로 돌아오자 중학생인 큰 아들이 A 씨에게 흉기 등으로 공격 당하고 있었고 아내는 신발도 벗지 못한 채 거실로 들어가 큰 아들을 구하려다가 남편하게 살해 당했습니다.
현장에는 거실 한가운데 아내의 것으로 보이는 벗겨진 운동화가 놓여 있었습니다.
작은 아들은 당초 범행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범행 장면을 목격했다는 이유로 함께 살해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 씨는 범행 후 바닥의 범행 흔적을 지우고 CCTV를 피해 밖으로 나가 범행도구와 옷가지 등을 버리며 은폐를 시도했습니다.
이후 인근 PC방에서 두 시간가량 있다가 오후 11시 30분쯤 CCTV가 설치된 곳을 거쳐 집으로 돌아왔고,
경찰은 A 씨가 나갈 때와 귀가할 때의 옷차림이 다른 점을 파악하고 그를 추궁해 자백을 받아냈습니다.
A 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오늘(28일) 오전 11시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구속 여부는 이르면 당일 저녁쯤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