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현대·기아 '간접공정' 사내하청, 직접고용해야"

【 앵커멘트 】
현대·기아차 사내 하청 노동자가 컨베이어벨트를 직접 활용하지 않는간접공정에서 2년 넘도록 근무했다면 원청이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파견직 노동자들이 소송을 낸 지 12년 만이자, 간접공정 노동자에 대한 첫 불법파견 인정입니다.
표선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현대·기아차 파견직 노동자 430명은 지난 2010년 회사를 상대로 정규직 전환 소송을 냈습니다.

이들은 도장과 생산관리 업무 등 컨베이어벨트를 직접 활용하지 않는 '간접공정'에서 근무했는데, 회사에서 구체적인 지휘와 감독을 받았다며 불법파견을 주장했습니다.

1심과 2심은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줬고, 어제(27일) 대법원도 원고 일부승소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담당한 모든 공정에서 파견법상 근로자 파견관계가 성립한다"며 "원청회사가 관리감독이나 업무지시를 했는지가 불법 파견을 가리는 기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행법상 파견 노동자 고용 기간이 2년을 초과하면 원청은 직접고용의무가 있습니다.


컨베이어벨트에서 자동차를 조립하는 하청노동자들은 지난 2010년과 2015년 불법파견 인정을 받은 바 있지만, 컨베이어벨트를 사용하지 않는 노동자들이 불법파견을 인정받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 인터뷰 : 정기호 / 민주노총법률원 변호사
- "단순히 현대자동차 판결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모든 자동차 공정에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판결이라 생각이 들고 조속히 대법원 판결을 인정해서… "

이번 판결로 그동안 정규직 임금의 60%밖에 받지 못했던 노동자들은 직고용됐을 때 받을 수 있었던 임금과 실제 받은 임금 차액 107억 원을 보상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정년이 지났거나 2차 하청업체 소속은 파견관계 판단을 위해 추가 심리가 더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이번 판결은 현대제철, 한국지엠 등 법원에 계류 중인 비슷한 불법파견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MBN뉴스 표선우입니다. [pyo@mbn.co.kr]

영상편집 : 이주호
그래픽 : 전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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