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 대표대회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3연임을 굳히고 1인 지배를 구축하자 중국 경제와 시장에 대한 불신은 급속히 깊어졌죠.
시진핑 측근 그룹인 이른바 '시자쥔' 멤버들이 최고지도부 7자리를 모두 거머쥔 직후인 24일 하루에만 25억 달러, 우리 돈 약 3조 5,700억 원의 자금이 외부로 빠져나갔고, 같은 날 미 뉴욕증시에선 알리바바가 12.5% 하락하는 등 중국 기업 65곳의 시총 105조 4,000억 원이 날아갔습니다.
정치가 경제까지 쥐락펴락할 시진핑 리스크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남의 일이라며 강 건너 불구경할 상황이 아닙니다. 대외 수출에서 중국 비중이 25%인 우리 입장에선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거거든요.
사정이 이런데 우리 정치권은 어떤가요. 경제위기 대처를 위해 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할 내년 예산안을 두고 벌써부터 살기등등하게 대치하고 있습니다.
여당은 전 정부의 방만한 재정 운용으로 탈이 났다며 허리띠를 졸라매자고, 야당은 서민예산을 줄였다며 정부, 여당이 비정하다고 몰아세우고 있죠.
춘천 레고랜드 사태도 마찬가지입니다. 최문순 전 강원지사와 김진태 현 지사 모두 레고랜드의 채무보증과 관련한 재무위험을 알고 대처했어야 마땅한데,
정치적 잣대를 앞세워 경제 문제를 다루다 보니 지자체의 채무보증 신뢰도 깎아 먹고 채권시장의 위기로까지 번졌습니다. '너 때문'이라는 책임 미루기, 국회의 예산안 여야 대치와 어쩜 이리 판박이일까요.
90년 역사의 세계적 완구회사 레고는 덴마크어로 '재미있게 놀다'라는 뜻입니다. 혹 우리 정치가 경제를 블록 장난감 정도로 가볍게 여기고 있는 건 아닌지 짚어봐야겠습니다. 정치가 경제를 살리진 못해도 최소한 망치지는 말아야 하니까요.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정치가 경제 망친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