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서울시·구의원 4명 중 1명은 다른 직업 있어"

↑ 서울시 구의회 지방의원 겸직(영리업무) 현황 [자료 출처 = 서울시의회, 경실련]

서울시의원 대부분이 다른 직업을 겸직하고 있으며, 기초의원은 절반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중 일부는 보수까지 받는 것으로 파악돼 의정활동비와 평균 연봉이 적은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서울시의회와 구의회가 지방의원들의 겸직 신고 내역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현 서울시의원과 기초의원 총 539명의 겸직 신고 내역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 결과를 공개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실련에 따르면 전체 서울시의원·기초의원 539명 가운데 겸직을 통해 외부수입을 취득한 수는 142명(26.3%)으로 집계됐다. 겸직 보수를 받는 의원 가운데 임대업으로 신고한 의원은 총 28명(서울시의원 7명·기초의원 21명)이었다. 서울시의원의 경우 소속 정당별로 보면 국민의힘 6명, 더불어민주당 1명이다.
서울시의원 108명(96.4%)이 겸직 중이며 이 가운데 29명은 보수를 받았다고 신고했다. 기초의원은 25개 구의회 의원 427명 중 227명(53.2%)이 겸직을 신고했다. 이 가운데 보수를 받은 인원은 절반인 113명이었다.

↑ 자치구의회 겸직 보수 신고 현황(보수액 기준 상위 5위) [자료 출처 = 경실련]

기초의회 보수는 주로 서울 강남권에 집중된 것으로 분석됐다. 기초의회 1인당 평균 보수 신고액을 보면 송파구의회 8563만원, 강남구의회 7880만원, 양천구의회 7450만원, 강동구의회 6313만원, 영등포구의회 3775만원 순이었다. 보수 총액은 강남구의회가 8억6681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송파구의회(5억9940만원), 강동구의회(4억4192만원), 영등포구의회(3억3974만원), 양천구의회(2억98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기초의원 중 겸직으로 가장 많은 보수를 받는 이는 강남구의회 이성수 의원으로 총 4억원을 신고했다. 다음으로 송파구의회 김광철 의원(3억4100만원), 강동구의회 서회원 의원(1억5360만원), 양천구의회 유영주 의원(1억3000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의회와 구로구·은평구의회는 총 보수 신고액과 의원 1인당 평균 보수 신고액을 비공개했다.
지방의원 겸직 조항이 현시점에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지방의원은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출자·출연한 기관·단체 등 소속이 아니면 지방의회 의장에게 신고한 뒤 겸직할 수 있다. 이는 지방의원들의 보수가 매우 낮았던 지방자치 시행 초기 상황을 반영한 조항인데 이후 보수가 급격히 상승해왔다.
경실련은 "지방의원들의 겸직을 허용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보수가 매우 낮은 명예직에 가까워 겸직을 금할 경우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는데 지금은 서울시 의정활동비가 총 6654만원에 달하고 기초의회 의원 평균 연봉도 4500만원으로 결코 적은 수준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단체는 "지방의원 포함 1급 이상 고위공직자의 임대업을 금지하고 지방의원은 겸직을 통한 외부수입을 제한해야 한다"며 "서울시의장과 각 구의회 의장은 소속 의원 겸직 신고 내역을 심사해 그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상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