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취향과 접근성 중시할게"
"왜 나를 가르치려 들지? 불매할 거면 해."
평택 SPC 계열 제빵공장에서 20대 노동자 사망 사고를 계기로 대학가에서도 SPC 불매운동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익명의 서울대 학생이 2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빠바(파리바게뜨) 요즘 맛있어진 듯'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파리바게뜨는 SPC그룹의 계열사 중 하나로 글 작성자 A씨는 빵 사진도 함께 첨부했습니다.
A씨는 “불매운동 누구도 강요 안 한다며?”라며 “서로 각자 갈 길 가자는데 굳이 참견질하는 게 어느 쪽인지 생각해보자”고 글을 적었습니다.
그는 “너희들은 윤리경영을 중시하나 보지"라며 난 내 취향과 접근성을 중시할게"라고 했습니다.
이어 “당신들은 언론보도에 공감하나 보지. 난 좀 더 지켜볼게”라며 “근데 왜 나를 가르치려 들지”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이며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SNS)를 중심으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한편, 서울대에서는 또 다른 움직임도 있었습니다. 서울대 학생 모임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비서공)은 20일 "'피 묻은 빵'을 만들어온 죽음의 기계, 이제는 함께 멈춥시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대학 캠퍼스 내 여러 게시판에 게시했습니다.
비서공은 대자보에서 "SPC 그룹은 최소한의 안전 설비와 인력 충원마저도 비용 절감의 대상으로 삼아오며 결국 청년 노동자의 생명까지 앗아가고 말았다"며 "SPC 그룹이 사망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을 때까지, 누군가 죽지 않는 일터를 위해 외쳐온 노동자들의 요구를 묵살하지 않고 처우 개선을 진행할 때까지 불매 운동에 동참하자"고 덧붙였습니다.
성공회대 노학연대모임 '가시'도 최근 학내 게시판과 양재동 SPC 본사 앞에 "노동자의 죽음으로 만든 파리바게뜨 빵과 SPC를 여전히 불매한다"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였습니다.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불매운동이 번지고 있다. '불매 운동에 동참하자'며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 샤니, 삼립식품 등 SPC 그룹 계열사 리스트를 공유한 이화여대 커뮤니티 게시물은 3시간 만에 추천 수가 100개를 넘었다고 알려졌습니다.
건국대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도 "불매운동은 기업이 소비자들이 등을 돌린 상황을 확실히 인지하게 하는 수단"이라며 동참을 호소하는 글이 이어졌습니다.
이달 15일 평택시 SPC 계열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근로자가 샌드위치 소스 배합 작업 중 끼임 사고를 당해 숨졌으며 공장은 사고 현장에 천을 둘러놓은 채 다른 기계에서 작업을 계속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연수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ldustn20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