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결은 든든한 지원과 체계적 훈련
↑ 양구고 전국체전 테니스 단체부 3연패 기념 사진 촬영. / 사진=연합뉴스 |
12일 제103회 전국체육대회 남자 19세 이하 단체전 결승이 치러진 울산 문수테니스장에서 시골 접경지역 학교인 강원 양구고등학교가 금메달의 쾌거를 거뒀습니다.
인구 2만 1천400명의 작은 접경지역 안의 전교생 200명 규모 학교인 강원 양구고등학교는 서울고등학교를 3대 0으로 꺾고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양구고는 이번 대회를 통해 전국체전 남자 테니스 단체전 3연패를 달성하며 강팀으로서의 맹위를 떨쳤습니다.
학교 관계자들은 경제적 지원과 체계적 훈련을 비결로 꼽았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에서 매년 테니스부를 위해 수천만 원을 후원하며 양구군에서는 지도자들의 보수를, 양구교육지원청에서는 동·하계 강화 훈련 경비를 지원하는데, 이에 따라 학교와 학생들은 물품이나 대회 경비 등 걱정 없이 오롯이 훈련에만 몰두할 수 있습니다.
초·중·고로 매끄럽게 이어지는 선수층과 체계적인 훈련도 강팀으로 성장하는 데 밑거름이 됐습니다.
양구초등학교에서 테니스에 흥미를 붙이고, 양구중학교로 진학하면 다시 기본기부터 탄탄하게 훈련을 시작합니다.
양구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는 같은 장소 훈련으로 후배들이 자연스럽게 선배들의 장점을 배우고, 선배들도 동생들에게 정성 어린 조언을 건네는 등 유대감과 애교심을 키우며 함께 성장합니다.
9년째 양구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정기훈 감독은 22일 "제법 강한 훈련이지만 군말 없이 잘 따라오는 이유는 아이들이 착해서이기도 하지만 후배들이 자연스럽게 선배들의 모습을 따라가는 이유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학교에서 체육부장을 맡은 민성민 선생님은 "선수들 못지않게 지도자의 역량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훈련뿐 아니라 생활지도 관리에도 온 힘을 쏟기 때문에 선수들이 믿고 따라올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양구고의 테니스 실력은 지역경제에도 작지 않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제주도에서부터 포항,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 학생들이 테니스를 배우기 위해 양구로 전입하기 때문입니다.
양구고는 기숙사를 운영하지 않아 가족이 함께 이사하는 경우가 많고,
이제 양구고는 마포고가 2018년 달성한 전국체전 4연패 기록에 도전합니다.
정 감독은 "이번 전국체전 3연패는 반짝 우승이 아니라 노력이 결실한 것"이라며 "많은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시면 심기일전해서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오서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yoo98@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