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수사가 불법 정치자금 수사로 번지면서 파장이 점점 커지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길기범 기자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 질문1 】
우선, 앞서 보도해드렸듯이 이재명 대표가 대장동 특검을 주장했는데요.
특검 요구에 수사팀 분위기는 어떤가요?
【 기자 】
복수의 검찰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는 수사에 영향이 전혀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일단 국민의힘이 특검 제안을 거부했잖아요?
만약 여야가 '줄다리기' 끝에 특검에 합의해도 출범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수사팀은 계획대로 수사를 진행할 전망입니다.
또 검찰 내부에서는 특검 도입 명분을 줄이기 위해 수사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특검 도입이 현실화된다면 수사 대신 특검에 넘길 자료를 준비하는 등 수사 동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2 】
그럼 당분간 검찰 수사가 예정대로 진행되겠네요.
길 기자, 김용 부원장의 전격 체포와 관련해 유동규 전 본부장의 진술이 결정적이었다는 내용 최근 전해드렸는데요.
유 전 본부장뿐 아니라 남욱 변호사도 불법 정치자금 8억 원을 김용 부원장에게 전달했다고 진술을 했다고요?
【 기자 】
네. 이번 수사의 키맨은 단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죠.
유 전 본부장이 검찰에 8억 원을 건넸다고 진술하면서 김 부원장 체포까지 이어졌는데요.
그런데 8억 원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진 남욱 변호사도 검찰에 같은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돈을 준비한 사람과, 돈을 건넨 사람의 진술이 일치하면서, 검찰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데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 중앙지검의 한 관계자는 "1인의 진술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을 수는 없다, 충분한 인적·물적 증거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법원이 발부해주지 않았겠느냐"라고 말했습니다.
【 질문3 】
남욱 변호사의 진술뿐 아니라 남 변호사 측근의 메모가 결정적인 증거가 됐다는 얘기도 있더라고요?
【 기자 】
네. 검찰은 체포영장에 돈을 건넨 시기는 물론 장소와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적시했는데요.
이처럼 특정할 수 있던 건 남 변호사의 최측근 이 모 씨의 메모가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 씨는 남 변호사가 소유한 천화동인4호의 사내이사를 지낸 인물로, 남 변호사 지시로 8억 원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씨가 언제, 어디에서, 얼마를 전달했다는 내용을 메모에 모두 적어놨는데, 최근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진술뿐 아니라 메모라는 명확한 물증까지 확보하면서 대장동 개발 의혹에서 불법 대선 자금 사건으로 급선회할 수 있던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4 】
그런데 유 전 본부장이 석방되면서 야당에서는 검찰이 회유한 것 아니냐 이렇게 주장하고 있죠.
그런데 마침 오늘 국정감사에서 관련 얘기가 나왔다고요?
【 기자 】
네. 검찰은 최근 대장동 사건과 위례 신도시 개발 사건을 병합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죠.
그러면서 유 전 본부장을 추가로 구속하려했지만 법원이 병합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석방됐는데요.
오늘 국회 법사위에 출석한 성지용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은 유 전 본부장이 연루된 대장동 사건과 위례 신도시 개발 사건은 '별개 사건'이라고 딱잘라 말했습니다.
▶ 인터뷰 : 성지용 / 서울중앙지방법원장
- "(위례 사건은) 대장동 사건과 완전 별개의 새로운 사건. 대장동 사건 심리를 위해서 병합하고, 이것으로 영장을 발부하게 되면 별건 구속의 문제가 생길 수도…."
성 원장은 원론적인 수준에서 발언을 한건데, 결과적으로 어찌 보면 야당의 회유설은 말도 안 된다는 검찰의 입장에 힘을 실어준 셈이 됐습니다.
【 질문5 】
그렇다고 해도 유동규, 남욱 두 사람이 갑자기 이렇게 입장을 바꾸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 기자 】
복합적인 원인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우선 지난해 1차 수사가 진행됐을 때는 대선이 한창 진행 중이었던만큼 이들이 입을 열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 인터뷰 : 남욱 / 변호사 (지난해 10월)
- "그분이 이재명 지사가 아니라는 말씀 이게 바뀌신 것 같은데?
= "아닙니다. 바뀐 게 아니고 오해들 하신 거고, 저는 그렇게 말씀드린 적이 없습니다."
또 '죄수의 딜레마'라는 용어가 있잖아요?
일단 한 사람이 진술을 하기 시작하면 다른 사람들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법조계에서는 두 사람이 일단 입을 열었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파급력이 큰 '폭탄 발언'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옵니다.
【 앵커멘트 】
대선자금 수사인만큼 큰 후폭풍이 예상되네요.
일단 오늘 밤 김용 부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길기범 기자였습니다.
영상취재 : 강두민 기자
영상편집 : 이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