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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SPC 계열사인 SPL 평택 제빵공장에서 일하다 숨진 20대 여성 노동자 A씨에 대해 ‘소녀 가장’으로 묘사한 언론 보도는 잘못된 사실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어제(20일) 한겨레는 A씨의 어머니와의 인터뷰를 공개했습니다.
A씨의 어머니는 인터뷰를 통해 딸은 스스로 야간 근무를 ‘선택’한 게 아니며 “회사가 인력이 없는데 애가 일도 잘하고 착하니까 야간 조에 투입하려고 회사에서 처음에 강요식으로 한 것 같아요. 인원 보충을 위해 거의 반강제로 투입이 된 거에요.”라며 A씨의 상황을 전했습니다. 이어 딸을 '소녀 가장'이라고 보도한 언론에 대해 분노했다고 전해졌습니다.
이어 A씨의 어머니는 " A씨가 빵 만들기를 좋아해 고등학교에서도 베이커리 과를 전공했어요"라며 "딸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곧장 비정규직으로 파리바게뜨 매장에서 일도 했었고, 힘들어서 그만두었지만, 빵 만드는 일을 포기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들어간 곳이 파리바게뜨에 빵 반죽 등을 납품하는 에스피엘(SPL) 공장이었어요. (정규직으로 입사한 데다) 대기업이고 하니 기뻤다며 딸은 나중에 매장을 하나 할 거로 생각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사고 이후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야간근무 인력이 부족해 회사에 충원 요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열악한 야간 인력 상황을 폭로한 바 있습니다.
사고 당일 A씨와 함께 야간 근무를 하다 먼저 퇴근한 연인 B씨와의 공개된 문자 메시지에서 2인 1조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어머니는 장례를 치르는 동안 허영인 SPC 그룹 회장 등 많은 회사 관계자가 빈소를 다녀갔으나 아무도 왜 딸이 혼자 그곳에서 일하다 변을 당했는지 설명해주지 않았다고도 전했습니다.
그는 “왜 그 기계에는 안전장치가 없던 건지, 왜 2인 1조라는 매뉴얼은 안 지켰던 건지 누구도 설명해주는 사람이 없었어요”라며 “기계에 안전장치 하나 다는 게 힘든 건가요? 노동자를 기계로 보는 게 아닌 이상 어떻게 그런 기계에서 일하라고 했을까요?”라고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이어 그전에도 회사에서 무수히 사고가 잦은 지 몰랐다며, "걱정할까 봐 딸은 말을 안 한 것 같은데, 어떤 회사인지 좀 더 알아볼 걸 그랬어요"라며 심경을 전했습니다.
지난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강규형 화섬식품노조 SPL 지회장 역시 피해자의 사고 상황을 언급한 바 있습니다.
강 지회장은 "그날은 업무량도 많고 전날 했던 물량도 밀려와서 A씨가 굉장히 힘들어했다고 한다"며 "11시간 동안 15㎏짜리 통을 계속 받아서 12단으로 쌓아야 하는데 집중력도 떨어지고 얼마나 힘들었겠느냐. 항상 위험이 도사리는 근무 환경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노동자들이 15분씩 휴식을 취하게 돼 있는데 청소 등을 하면 실질적으로는 7~8분밖에 쉬지 못한다고 하더라"라며
지난 15일 A씨는 오전 6시 20분쯤 SPL 제빵공장에서 샌드위치에 들어가는 소스 교반기를 가동하던 중 기계 안으로 상반신이 들어가면서 숨졌습니다.
[정서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eoyun0053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