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한 야산에서 상습적으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을 신고해도 해당 구청은 인력이 없다는 이유로 뒷짐만 지고 있습니다.
산불 담당 공무원이 구청에 단 1명뿐이라는데, 지금은 산불 조심 기간이 아니어서 산불감시원도 없다네요.
박상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한 남성이 산 중턱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습니다.
이를 본 등산객이 말려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주변에는 꽁초가 널브러져 있고, 나뭇잎에 불씨가 옮아붙어 타다 남은 흔적도 보입니다.
▶ 인터뷰 : 등산객
- "어르신 산에서 담배 피우면 안 되잖아요? 산에 불나서 그렇게 난리고, 등산객들도 담배 연기 맡으면 좋겠어요?"
40여 일 뒤 산에서 다시 마주친 남성, 또 담배를 입에 물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등산객
- "한두 번도 아니고 너무한 거 아닙니까? (죄송합니다.)"
등산객과 남성이 실랑이를 벌인 것만 10여 차례나 됩니다.
▶ 스탠딩 : 박상호 / 기자
- "상습 흡연 장소 중 한 곳입니다. 제가 이곳에 와서 직접 담배꽁초를 주워봤는데요. 눈에 보이는 것만 20개가 넘습니다."
주민들은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구청에 세 번이나 신고했지만, 단속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매번 "단속 인력이 없다"는 답변만 들어야 했습니다.
▶ 인터뷰(☎) : 울산 중구청 산불담당(주민과 통화)
- "재난담당자가 저 한 명뿐인데, 제가 자리를 비우면 누가 제 업무를 해줍니까? 위험하긴 위험하죠."
구청 측은 6월부터 10월까지는 산불 조심 기간이 아니어서 산불감시원조차 없어 단속에 한계가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신고를 받고 나가도 현장 적발이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최근 10년간 발생한 산불의 원인 중 42% 이상이 담뱃불 등으로 인한 실화입니다.
지난해에도 담뱃불로 인해 난 산불이 34건이나 됩니다.
누구보다 더 적극적으로 산불을 예방해야 할 공무원이 등산객들보다도 신경을 안 쓰는 모습에 주민들은 한숨을 내쉬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hachi@mbn.co.kr]
영상취재 : 안동균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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