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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서울시의 한 파리크라상 점포에서 지난 6일 출시한 핼러윈 한정 상품 `왕눈이 몬스터 초코 케이크`를 4만6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김정석 기자] |
파리크라상은 지난 6일 '왕눈이 몬스터 초코 케이크', 'Happy Halloween 생크림 클럽' 등의 핼러윈데이 기획 케이크에 4만5000원~4만6000원을 매겨 출시했다. 4만원~4만2000원 수준으로 핼러윈 케이크를 내놓았던 지난해에 비해 1년 만에 최저가 기준으로 5000원을 인상한 것이다. 파리크라상이 핼러윈 대목을 맞아 끌어올린 케이크 가격은 이제 유명한 특급 호텔 케이크를 넘어서는 수준에 이르렀다. 파리크라상의 핼러윈 기획 케이크는 서울 강남구의 특1급 호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가 4만3000원에 팔고 있는 '로망스 케이크'에 비해 2000원에서 3000원가량 비싸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5성급 호텔 웨스틴 조선 서울의 제품인 '블랙 초코 케이크'의 판매가는 4만4000원으로 파리크라상의 케이크보다 1000원~2000원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과도하게 높은 가격을 책정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에서 디저트카페를 운영하는 윤모씨(54)는 "케이크 원가가 많이 오른 건 사실이지만 주문 제작도 아닌데 호텔보다 비싸게 파는 건 이해가 안된다"며 "당일 제작한 케이크를 그날 폐기할 정도로 엄격한 품질 관리를 하는 특급 호텔보다 파리크라상이 비쌀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파티를 준비하고 있다는 직장인 김모씨(30) 역시 "파티용 케이크를 예약하러 집 근처 파리크라상을 갔는데 홀케이크 하나가 너무 비싸서 놀랐다"며 "그 가격이면 돈을 보태 고급 케이크집을 가는 게 나을 것 같아 다른 곳을 알아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파리크라상과 5성급 호텔의 '가격 역전' 현상이 'SPC 불매 운동'을 가속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아직은 'SPC 불매 운동'이 소비자 주류의 움직임은 아니지만 지나친 고가 전략은 소비자의 반발을 사 불매 운동 확대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번 공장 사고에 이어서 케이크 가격도 지나치게 비싸다는 인식이 확산하면 소비자들은 SPC가 문제가 있는 경영활동을 하는 기업이라고 인식할 가능성이 있다"며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기업이니만큼 가격 정책으로 소비자를 자극하면 충분히 불매 운동이 불붙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SPC측은 이번 케이크 가격 논란에 대해 프리미엄 케이크 시장 전반의 가격대가 높다고 항변했다. SPC 관계자는 "핼러윈이라서 그 가격으로 책정한 게 아니라 최근 들어 프리미엄 케이크 시장 평균 가격대가 높은 편"이라며 "주문 제작 케이크 같은 경
원자재가 상승 또한 케이크 가격 인상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있다. 대한제과협회 윤충기 회장은 "환율이 급등하자 99%는 수입해서 쓰는 케이크 재료 중 안 오른 게 없다"며 "인건비나 임대료도 오르면서 프랜차이즈 빵집들이 케이크 가격을 인상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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