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한 대학교가 '혐중' 태도를 보인 유학생의 퇴학 소식을 알리는 공고문에 "한국은 '하나의 중국'을 지지한다"는 문구를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 지난 16일 호남대학교 국제교류처의 중국어로 된 '처분공고' 사진이 포함된 게시글이 올라왔다. 게시글에 따르면, 최근 이 대학 국제교류처는 경영학부 이중언어과정에 재학 중인 중국인 유학생 A씨가 신청한 자퇴를 승인했다. 대학 측은 유학생 관리 조례에 근거해 학생의 자퇴 신청을 인용했다. A씨는 학교의 인솔 하에 지난 13일 중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고문 내용을 보면, A씨는 모바일 메신저 '위챗'에 대만 국기를 올리고 기숙사에서 대만 국가를 틀어 중국 유학생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그는 또 중국의 오성홍기를 찢어 신발을 닦는 등 계속해서 중국 유학생들을 도발하는 행동을 이어오며 잦은 싸움을 일으켰다. 룸메이트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허위 신고를 하거나, 기숙사 내에서 술을 마시고 학생들과 다툼을 벌였다. 다른 유학생 3명이 A씨를 분리 조치해달라는 진정서를 학교에 제출한 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학생 기숙사 관리 방침을 여러 번 위반했음에도 반성이나 뉘우침이 없었다는 점도 공고내용에 포함됐다.
하지만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학교가 '한국은 하나의 중국원칙을 지지해왔다'(韓國支持一 介中國原則)는 문구를 포함시켰다는 점이다. 문제의 퇴학처분 공고문은 누군가 익명으로 에브리타임에 올리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공고문에는 "한국과 중국은 30년 이상 우호적인 수교를 맺어왔다. 한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한다"며 "전교생이 이를 계기로 유학생 관리 조례를 엄격히 준수, 주의하기를 바란다"고 써 있다. '하나의 중국'은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원칙으로, 중국과 대만·홍콩·마카오 등은 나뉘어질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에브리타임에 처음 게시된 '우리학교 대단하네'라는 글에는 "학교에서 '한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해왔다'는 말을 써도 되냐"는 내용이 담겼다.
댓글에는 '대학교 이름 걸고 창피하게 뭐 하는 거냐', '중국 국기로 신발을 닦는다는 등 (A씨)행동은 잘못됐지만, '한국이 하나의 중국을 지지한다'라는 말을 굳이 했어야 했나 싶다', '유학생 받아서 장사하려면 유학생이 많은 중국편 들어야 하는거냐'는 등의 글이 달리면서 학생사이에 논란이 번지고 있다.
이 학교 학생이 아닌 누리꾼들도 "이게 국내 대학교 공지가 맞냐", "아무리 외국인 유학생 유치가 중요하
논란이 커지자 호남대 한 관계자는 "논란이 된 문구는 중국인 교수가 중국인 유학생들의 분노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작성한 것"이라면서 "해당 문장만 보지 말고 상황과 전체 문맥을 보고 판단해 줬으면 좋겠다"고 해명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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