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전 미출근자 순위 매겨"…오뚜기 '근태 관리 메일' 논란

메일서 10분 전 미출근자 실명·부서명·직위까지 모두 공개
명예훼손·노동법 위반 논란 있을 수 있어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갈무리

오뚜기가 직원 근무 태도 관리와 관련해 지각자 순위 명단을 공개해 직원들의 반발을 샀습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최근 지각 등 근태에 문제가 있다고 여겨지는 일부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그러면서 "취업규칙에 준하여 업무 시작 10분 전까지 업무 준비를 하여 주시길 바란다"며 "11월부터 지각자에게 교육 또는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적었습니다.

문제가 된 건 메일과 함께 첨부된 '10분 전 미출근자 가운데 상위 10명의 명단'입니다. 이 명단에는 직원의 실명, 부서명, 직위, 지각 횟수 등을 적어놓은 상태였습니다. 9월 지각자 명단엔 영업부의 한 직원이 7번으로 1위에 올랐고, 같은 달 10분 전 미출근자 명단엔 글로벌영업부의 또 다른 사원이 18번으로 1위를 했습니다.

이 명단은 곧 직장인 익명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와 사내에 공유되며 직원들에게 반발을 샀습니다. 익명처리가 안 된 정보들이 노출된 문서는 명예훼손 논란으로 이어질 수도 있고, 공식 출근 시간 이전에 출근을 강요하는 것은 노동법 위반이라는 지적이 제기된 겁니다. 박재우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지각자 명단을 공개한 행위에 대해서 적절성 논의가 있을 수 있다"며 "10분 전에 출근하라고 압력 등을 주는 것은 노동 관련 법령 위반 소지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오뚜기 관계자는 "본인 업무 차원에서 잘하려고 보낸 것이 받은 사람 입장에선 안 좋게 비친 것으로, 전체 직원에게 망신을 주기 위한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출근 시간 10분 전에 출근하지 않았다고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이 아니라 근무 태도를 관리하는 직원은 메일을 통해 업무를 위해 10분 전에 출근해서 준비해달라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희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mango19980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