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 국정원이 자신을 불법사찰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심에서 일부 승소했습니다.
법원은 "국정원이 의도적, 조직적으로 인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조 전 장관에게 위자료 5천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길기범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해 5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SNS에 올린 자료들입니다.
2011년 1월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보고서에는 조국 등 문제 인물들의 비리와 종북 실체 등을 적나라하게 폭로하고 확산시키라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또 2016년 날짜가 적힌 문서에는 조국 교수가 사드 반대를 선동하고 있다며, 교육부와 서울대 총장실 등에 항의 전화를 걸어 교수직 해임 등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에 조 전 장관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원이 자신을 사찰하고 여론 공작을 펼쳤다며 지난해 국가를 상대로 2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정부 측은 "사찰을 인정하고 반성하지만, 피해를 안 날로부터 3년, 행위가 발생한 시점부터 5년이 지났다"며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조 전 장관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재판부는 "국정원의 행위는 정치 관여가 금지된 국정원법에 위반 되는 행위"라며 "인권을 조직적으로 침해한 행위"라고 지적하며 위자료 5천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조 전 장관 대리인 측은 "법원이 조 전 장관의 피해 사실을 명백히 인정했다"며 "앞으로 국가 기관에서 국민의 인권을 존중해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MBN뉴스 길기범입니다. [road@mbn.co.kr]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