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600억대 '불법 홀덤펍(술을 마시면서 카드게임 등을 즐기는 주점)'을 운영해온 일당과 고액 도박자 수십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17일 서울 강서경찰서는 최근 서울 강서구 마곡동의 한 상가건물에서 불법 도박장을 운영한 업체 관계자 4명과 해당 업소에 출입하며 상습적으로 도박을 해온 1억원 이상 고액 도박자 10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중 경찰 조사에 응하지 않은 운영진 50대 남성 A씨는 구속 송치됐다.
경찰에 따르면 현재까지 파악된 불법 도박 규모만 620억원대이며 입건된 인원만 업체 관계자 11명, 손님 30명 등 총 41명에 달한다. 업체 관계자들은 딜러와 손님 모집책, 환전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도박장을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조사가 이뤄진 14명만 먼저 검찰에 송치됐다"며 "관련 계좌에 입출금한 인원만 2000명이 넘어 추가적으로 조사할 인원이 많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이들 일당은 2000년대 초 '합법 홀덤펍' 영업 신고를 한 뒤 2001년부터 불법 도박장을 함께 운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운영진들은 현금을 칩으로 바꿔 도박을 진행하고 이를 다시 현금화하는 수법을 사용했고, 오가는 판돈의 일부를 수수료를 뗀다는 명목으로 이익을 챙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경찰이 확인한 도박장 관련 계좌는 23개, 지난해 8월부터 약 1년간 여기서 오간 금액만 620억원에 이른다. 경찰은 장부를 입수해 과거 거래내역을 검토하면서 정확한 범죄 규모를 파악하고 있다. 이들은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계좌이체로 도박 자금을 받아오며 경찰의 감시를 피해왔다.
경찰은 올해 초부터 112 신고가 늘어나자 법원에 금융계좌 영장 등을 신청해 돈의 흐름을 조사했고, 그 과정에서 환전에 사용된 계
경찰은 수사를 이어가는 한편 핵심 관계자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추가로 신청할 예정이다. 도박장을 운영한 일당에 대해서는 범죄단체 조직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박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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