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당사자가 진술녹취해 증거제출…민사소송법 개정안

↑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전경 [사진=매경DB]

민사소송에서 '진술녹취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의 입법이 추진된다. 법정 밖에서도 민사소송 당사자들이 소송 상대방이나 제3의 증인으로 하여금 진술을 듣고 이를 녹음·녹화해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미국의 디스커버리 제도(증거개시) 방안 중 하나인 해당 제도를 국내에 도입하자는 취지다.
17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은 민사소송에 당사자의 증거수집절차로서 진술녹취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의 민사소송법 개정안을 지난 11일 발의했다. 이 법은 민사소송 당사자들이 법원의 허가를 받아 소송 상 공격 또는 방어 방법과 관련된 사실이나 자료 검증에 필요한 사람을 대상으로 직접 신문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때 소송 당사자들은 직접 진술인의 수, 범위, 방법, 장소를 정할 수 있다.
이렇게 소송 당사자가 직접 신문을 할 때는 법원서기관 등 법원 공무원이나 공증인으로 하여금 진술인의 진술을 음성이나 영상으로 녹음·녹화하도록 했다. 진술을 녹음하는 법원서기관 등은 제3자가 진술할 경우에는 법정 증인과 마찬가지로 '거짓을 증언할 시 위증의 벌을 받겠다'는 취지의 선서를 하도록 했다. 이렇게 녹음·녹화된 진술인 신문 내용은 녹취서와 함께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법원은 법적 지식이 충분하지 않은 소송 당사자 대신 변호사를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해 관련 신문을 진행하도록 명할 수 있다. 최 의원은 "(진술 녹취 제도 도입을 통해)소송당사자의 증거 수집을 용이하게 하고 재판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대법원 사법행정자문회의는 지난 12일 회의를 열고 "민사소송에서의 증거 편재 현상을 해소하고 실체적 진실에 부합하는 소송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문서제출명령 제도를 개편하고 증언녹취 제도를 도입하는 등 우리 실정에 맞는 디스커버리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윤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