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유 고공행진에 캠핑족들 '주유소 투어'

리터당 1620원 휘발윳값 육박
판매 주유소 점점 줄어

↑ 사진=연합뉴스

이른 추위가 찾아오면서, 월동 준비에 나선 캠핑족들에게 '주유소 투어'가 캠핑의 필수 코스가 되었습니다.

캠핑용 난로에 사용되는 등유가 휘발유에 맞먹을 만큼 값이 가파르게 오른데다,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른 추위에 동계 캠핑용품 거래는 급증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지난달부터 이달 13일까지 온라인 중고마켓 '번개장터'의 난로·등유통(말통)·온풍기·히터 등 동계 캠핑용품의 거래액은 올해 7∼8월 대비 220％ 늘었습니다.

난로를 구했어도 연료의 문제로 추위는 쉽사리 해결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등유를 취급하는 주유소가 줄면서 구매 자체가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온라인 캠핑 커뮤니티에서는 '등유 찾아 주유소 투어를 하며 네 군데나 방문했다', '5∼10L 작은 통에는 넣어줄 수 없다는 곳도 있다'는 등 하소연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이달 기준 서울 시내 주유소 470여 곳 중 등유를 취급하는 주유소는 150곳에 불과했습니다.

특히 동작구는 2곳, 강북·마포·종로·광진구는 각각 3곳밖에 없어 캠핑장 가는 길에 있는 지역 주유소를 찾아야만 했습니다.

주유소를 찾게되도 터무니없이 오른 등유값 때문에 문제는 쉽사리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오늘(1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의하면, 전체 주유소의 L당 평균 가격은 2020년 9월 817원, 지난해 9월 897원으로 800원대에 머물다가 지난달 1620원에 달했습니다. 1년 사이 약 3배가 오른 것입니다.

등윳값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등유와 휘발유의 가격 차이는 L당 100원 안팎으로 좁혀졌습니다.

등윳값의 상승은 국내외 사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등유는 유류세 인하 혜택에서 제외된 데다, 러시아의 천연가스 봉쇄가 이어지면서 겨울철을 앞두고 등유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 원인입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휘발유와 경유는 지난 7월부터 인하 폭이 30％에서 37％로 확대됐으나, 등유는 유류세 인하 조치가 반영되지 않았다"며 "유종 간 가격을 비교했을 때 등유 소비자가가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러시아가 유럽에 가스 공급을 중단한 마당에 동절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천연가스 대체재인 경유과 등유의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등윳값은 지속적으로 오를것으로 보여 캠핑족들 고민도 깊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