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건물' 네이버, 춘천에 자체 데이터센터 있지만 카카오는 아직
카카오 내년 12만 대 규모 자체 데이터센터 준공 목표
↑ 카카오. / 사진=카카오 홈페이지 |
'카카오 서비스 먹통'으로 발생한 장애가 장기화하면서 실시간 데이터 백업체계와 재난 장애 대응과 관련해 같은 건물에 서버가 있던 네이버와는 대응이 달랐던 것을 두고 지적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어제(16일) 정보기술업계 전문가들은 하나의 데이터센터 전기실에서 난 불로 카카오의 대다수 서비스가 18시간 넘게 오류를 빚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이렇게 대중적인 IT서비스는 여러 데이터센터에 서버를 분산하는 이중화 작업을 통해 각종 재난, 재해로 작동이 멈출 시에도 백업된 데이터로 서비스를 즉각 재개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막대한 유지 비용이 드는 미러사이트까지는 아니더라도, 핫사이트가 제대로 갖춰졌으면 몇 시간 안에는 복구됐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러사이트'는 한 서버가 가진 데이터를 그대로 복사해 보유한 서버를, '핫사이트'는 시스템 장애를 대비해 서버와 데이터 등을 미리 설치해둔 백업 사이트를 말합니다.
이중화 작업을 한 곳에서만 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카카오는 "다른 데이터센터를 이용한 것이며, 현재 서비스가 일부 복구된 것도 그 덕분"이라고 밝혔습니다. 카카오는 불이 난 판교 외에 안양 등 4곳에 데이터센터가 있는데 다만 판교가 메인 센터라 타격이 컸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화재 직후 데이터센터의 전원 공급을 차단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더 커졌을 거란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또 다른 IT 업계 관계자는 "당시 전원 공급을 차단한 것이 소방당국이 일괄적으로 한 것인지, 입주한 업체들에 연락해서 서버를 모두 수동으로 꺼달라고 한 건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서버들은 안전장치가 돼 있어서 쉽게 고장 나지 않아 사실 전원공급 시작하면 곧 복구가 이뤄지겠다 싶었다. 갑자기 컴퓨터를 끄면 고장이 날 수 있는 것처럼 복구 완료 시간이 길어지는 것이 이상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같은 건물에 서버를 둔 네이버는 일부 서비스 장애가 있긴 했지만 카카오처럼 전방위적으로 발생하지는 않아 15일 밤 대부분 복구가 완료됐습니다. 네이버 측은 주요 서비스 이중화와 서비스 컴포넌트 분산 배치·백업 덕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네이버는 춘천에 자체 데이터센터에 메인 서비스 서버를 갖고 있습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MBC에 "자체 데이터센터를 가지고 있는 네이버보다는 특정 회사 데이터센터에 대한 의존도가 카카오가 좀 심했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카카오는 12만 대 규모의 자체 데이터센터 두 개를 내년 준공을 목표로 건설하고 있습니다.
[정희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mango19980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