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신항 관리부두에 입항해 계류중인 러시아 요트 2척 가운데 1척이 이미 한국을 떠났고, 나머지 1척만 현장에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매일경제 취재 결과 포항신항 관리부두에 계류중이던 17t급 러시아 요트는 전날 오후 5시 11분께 부두를 떠나 한국 영해 밖으로 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 요트에는 러시아인 10명이 타고 있다.
나머지 3.8t급 요트는 아직 관리부두에 계류중이다. 이 요트에는 러시아인 4명이 타고 있다.
선박이 들어올 때 입출항 업무를 대리하는 대리점 업계에 따르면 이 요트는 오는 18일께 출항을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항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는 "현재 포항신항 부두에 남아있는 러시아 요트는 엔진고장과 구난이 계류 목적"이라며 "인도적 차원에서 체류를 허용하고 있고, 밀입국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CCTV 등을 통해 동선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발 한국행 요트 2척은 지난 5일 오전 3시 34분께 포항신항 관리부두로 입항했다. 당시 러시아 요트들은 기관 고장에 따른 긴급 피항을 이유로 댔다.
이후 요트 2곳에 탑승한 14명의 러시아인들은 한국 정부에 입국 허가를 요청했지만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 포항출장소는 입국 목적 불분명 등을 이유로 불허했다.
이달 초 러시아를 출발한 요트 탑승자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위해 예비군 30만명 동원령을 내린 가운데 한국에서 발견돼 징집 회피를 위한 의혹을 사고 있다.
하지만 법무부는 이들이 정식으로 난민신청을 했는지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법무부는 "특정인의 난민 신청 여부는 비공개가 원칙인 관계로 관련 사안을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지난 1일 러시아인 10명이 탑승한 요트를 시작으로 지난 5일 사이 요트 5척이 대한민국 해역에서 발견된 점을 들어 한국이 러시아인들이 자국 동원령을 피해 타국으로 피신하는 '요트피플'의 주요 루트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이번에 한국 영해에서 발견된 요트들이 대부분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출항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톡-공해-동해안'루트가 수면위로 드러났다.
안호영 민주당 의원실 등에 따르면 이달 한국 영해에서 발견된 요트 5척중 4척이 입항했고, 4척에 탑승한 2
안 의원은 "이번 사례를 보면 러시아 탈출이 급증할 경우 한국이 사실상 '중간 기착지'가 될 가능성이 큰 만큼 외교와 인권 문제 등을 고려한 구체적인 대응 매뉴얼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바 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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