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 해외 사이트에 "파오차이는 김치와 비슷한 음식" 소개 논란

이인선 의원 "잘못된 사실 게시한 것도 모자라 3년간 방치해"

↑ 파오차이를 '김치와 비슷한 음식'이라 설명한 코트라 해외시장뉴스 / 사진=이인선 의원실 제공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해외 투자 정보를 소개하는 웹사이트에서 중국의 절임 식품인 '파오차이'를 '김치와 유사한 음식'이라고 소개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며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인선 의원실이 코트라 해외시장뉴스 홈페이지를 분석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코트라 청두무역관이 지난 2019년 4월 작성한 '중 쓰촨성 주요 도시 산업 분석' 게시글에는 중국 쓰촨성 메이산시의 파오차이 산업을 소개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해당 게시글에서 코트라 청두무역관은 "(파오차이는) 무, 오이, 동두(껍질콩), 양배추, 고추, 배추 등 섬유소가 많은 채소류를 염장한 중국의 절임식품"이라며 "한국 김치와 유사하다"고 명시했습니다.

파오차이는 중국 쓰촨성 지역에서 양배추나 고추 등을 염장해 만드는 절임 식품으로, 중국은 파오차이가 곧 김치와 같다며 줄곧 김치를 파오차이로 표기해왔습니다.

하지만 세계김치연구소 등 전문기관에 따르면 파오차이와 김치는 전혀 다른 음식으로, 국제표준화기구에서도 파오차이의 식품규격이 김치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확인했습니다.

김치는 배추와 무 등의 채소를 소금으로 절인 후, 고추, 마늘, 생강, 젓갈 등으로 양념을 만들어 섞어 유산균 발효과정을 거치는 음식인 반면, 파오차이는 산초잎과 고수 등의 향신료를 넣어 끓인 물에 단수니 별도 양념 없이 각종 채소를 넣어 절이는 음식이기 때문입니다.

김치와 파오차이의 가장 중요한 차이 중 하나는 '유산균 발효과정'의 유무로, 김치는 유산균 발효과정이 활발하게 일어나 발효 전과 후의 맛 변화가 확실한 반면, 파오차이는 미생물 활동이 활발하지 않아 발효에 따른 맛 변화가 미미합니다.

중국 측이 파오차이를 김치로 표기하는 것은 타국으로 하여금 한국의 고유한 전통 음식인 김치를 중국의 것으로 오인하게 만들 위험이 있기에 지속적으로 문제로 꼽혀왔으며, 표기를 정정하기 위한 노력도 다양하게 이뤄져 왔습니다.

그런데 공공기관인 코트라에서 김치와 파오차이에 대한 파오차이를 김치와 같은 것으로 소개하는 잘못된 정보를 게시한 사실이 전해지자, 코트라 측이 김치와 파오차이의 차이를 알리기 위한 노력을 헛수고로 만들었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이인선 의원은 "코트라는 잘못된 사실을 홈페이지에 게시한 것도 모자라 3년간 방치했다"며 "농림축산식품부와 세계김치연구소 등 정부 기관은 김치 종주국으로서 우리나라 위상 강화에 힘쓰고 있는데, 코트라는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권지율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wldbf992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