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연합뉴스] |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는 가상자산 핀테크 업체 A사가 B사를 상대로 낸 가상자산 청구 소송에서 지난달 30일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
재판부는 "이자제한법·대부업법은 금전대차 및 금전의 대부에 관한 최고이자율을 제한하는 것인데, 이 사건 계약의 대상은 금전이 아니라 비트코인이므로 이자제한법과 대부업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B사가 A사에게 비트코인 30개 및 이자율에 따라 계산한 비트코인을 인도하고, 비트코인을 지급할 수 없으면 변론 종결 시점의 시가를 기준으로 환산한 돈(비트코인 1개당 2654만8000원)을 A사에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통상 민사 소송에서 다툼의 대상이 외환이나 유가증권이면 변론 종결 시점의 시가를 기준으로 삼는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비트코인도 단순 물건이 아닌 유가증권과 유사한 성질로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A사는 2020년 10월 B사와 비트코인 30개를 6개월간 빌려주고 매월 이자를 받는 가상자산 대여 계약을 맺었다. 이후 변제 기한이 지났는데도 B사가 빌려 간 비트코인을 돌려주지 않자 A사는 소송을 제기했다.
B사는 A사가 이자제한법·대부업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최초 계약 시 이들이 합의한 이자는 월 5% 수준으로, 연이율 60%에 달해 당시 법정 최고이율 연 24%를 넘었기 때문이다. B사는 이를 근거로 "최고이자율을 초과해 지급한 이자는 원본(비트코인)을 변제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상자산 관련 사기죄가 성립되기 위한 법원의 구체적 판단 기준도 제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C씨에게 징역 5년과 벌금 10억원을 선고했다고 최근 밝혔다.
재판부는 C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면서 코인 사기 여부를 판별하는 기준으로 △발행인의 능력과 실체가 불명확한 경우 △코인 운영계획을 담은 '백서'에 중요 사항을 적지 않거나 거짓으로 적은 경우 △시장 상황이나 사업성에 대해 허위 공시·공지를 한 경우 △시세조종 등으로 가격을 올릴 수 있다며 투자를 유인한 경우 등을 제시했다.
재판부는 "가상자산은 투기 심리는 크지만 정보 비대칭성이 매우 높고 공신력 있는 거래체계가 정착되지 않아 불안정한 상황이다"며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채 허위·과장 정보를 제공하거나 정보 비대칭을 기회주의적으로 이용해 투
C씨는 2019년 4월 블록체인 기반 웹툰 플랫폼 회사를 만든 뒤 투자자들을 모아 30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 C씨는 플랫폼에서 유통되는 암호화폐를 상장하면 최대 100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며 홍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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