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플레이 제대로 보여주지"…학폭 조사하던 교사 되레 협박한 50대

협박 후 지역신문에 '학폭 은폐했다'고 글 쓰기도
법원 "교사에 손해배상하라"

↑ 교권 침해 / 사진=연합뉴스

학교폭력을 조사하는 교사에게 "언론플레이를 제대로 보여주겠다"며 오히려 학교폭력을 은폐했다는 누명을 씌우고 협박한 50대가 형사처벌과 손해배상을 물게 됐습니다.

오늘(7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민사3단독 정문식 부장판사는 강원지역 교사 A씨가 50대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2000만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A씨는 2020년 1월 도내 한 여자중학교에 학생부장으로 있을 당시 학교폭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B씨로부터 "학교폭력 없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학생들을 회유하고 협박해 은폐한 일을 인정하고 사과하라"는 요구를 받았습니다.

판결문에 따르면 B씨는 A씨가 학생 C양의 학교폭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부모에게서 'C양을 협박했다'라는 말을 듣고 이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법조계에 종사하던 B씨는 A씨에게 "언론플레이를 제대로 보여주겠다"면서 한 달 뒤 지역신문에 'A씨가 학교폭력을 은폐했다'라는 내용의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A씨는 결국 B씨를 형사고소했고 법원은 지난 7월 B씨에게 협박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벌금 300만원의 확정판결을 내렸습니다.

A씨는 이어 손해배상 민사소송까지 제기했고 법원은 그런 A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법원은 "협박은 물론 허위사실 적시까지 피고의 가해행위가 상당 기간 반복됐다고 할 수 있는 점, 이로 인해 원고가 장기간 심각한 피해를 봤다고 볼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가 지급할 위자료 액수는 원고의 주장과 같이 2천만원으로 봄이 적절하다"고 봤습니다.

A씨는 "학교폭력 없는 학교를 위해 학생들과 함께 꿈꾸며 노력했던 모든 것이 어느 날 일면식도 없는 피고에 의해 철저히 무너졌다"며 "이 판결이 교권을 침해하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렸으면 한다"고 밝혔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