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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6일 취임 100일을 맞아 공개한 5대 `기회시리즈`. [사진 제공 = 경기도] |
경기도지사 시절 기본소득, 기본주택, 기본대출 등 이른바 '기본시리즈'로 자신을 특화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대목이다. 경기도는 이 대표의 '기본'과 김 지사가 내건 '기회'는 다르다며 차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6일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취임 100일을 맞아 그간의 성과와 과제를 발표했다. 그는 지난 100일이 경제, 민생, 글로벌, 소통과 협치, 혁신 등 5개 키워드로 요약된다고 밝혔다.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등 반도체장비 기업 유치, 평택 수소생산시설 준공, 시내버스 준공영제 전 노선 확대 추진, 세계 각국 외교사설을 대상으로 한 경기 세일즈, 도지사 공관 개방, 충남도와 상호 발전 업무협약 체결, 레드팀(도청 내부 쓴소리 전담반) 구성, 인사혁신 등을 예로 들었다.
이보다 눈길을 끄는 건 김 지사가 밝힌 향후 과제다. 김 지사는 '경기가 기회다'면서 5대 기회시리즈를 내놨다. △경기 기회사다리 △경기 기회안전망 △경기 기회발전소 △경기 기회터전 △경기 기회소득'이 그것이다.
김 지사는 취임 때 부터 기회라는 단어를 즐겨썼다. 지난 7월 경기도지사 취임사에서 "우리 삶의 모든 문제는 더 많은 기회, 더 고른 기회, 더 나은 기회와 직결돼 있다"면서 "경기도가 '기회수도'가 되면 경제, 교육, 복지, 문화, 행정 등 모든 부문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되면 일할 기회, 장사할 기회, 기업할 기회, 공부할 기회, 사랑할 기회, 결혼할 기회가 넘쳐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와 함께 대한민국이 처한 양극화, 저성장, 저출생 등 해법으로 기회를 꼽기도 했다. 국민들이 '더 많은 기회, 더 고른 기회, 더 나은 기회'를 얻는다면 자연스럽게 대한민국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게 김 지사 주장이다.
김 지사가 취임 100일을 맞아 이날 내놓은 5대 기회시리즈는 이의 연장선이다.
경기 기회사다리는 사회진출을 준비하는 청년과 정책 대상에서 제외됐던 430만 베이비부머를 위한 정책이다. 청년에겐 맞춤형 정책 패키지를 제공하고, 베이비부머에게는 일자리 연계 등을 통한 새로운 인생 설계를 지원한다.
경기 기회안전망은 아동, 어르신,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선제적 지원을, 경기 기회발전소는 글로벌 첨단산업 육성, 수소경제 실현, 경기북부 허브 발전 등을 담고 있다.
앞서 김 지사가 경기도의회 임시회에서 언급한 경기 기회소득은 시장에서 보상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지급한다. 예술인, 장애인 등 사회적 가치 창출과 기여에 대한 공공 보상이 핵심이다.
특히 경기 기회소득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줄곧 주장하고 실제 시행한 기본시리즈를 소환하며 각종 후문을 낳고 있다. 이미 경기도에서 시행 중인 농민 기본소득, 청년 기본소득 등이 기회소득으로 대체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부터 이재명 전 지사의 기본시리즈 지우기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왔다.
경기도도 김 지사의 기회소득과 이 전 지사의 기본소득은 개념 자체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도 관계자는 "기본소득은 '무(無)조건' 공평하게 소득을 지원한다는 보편적 복지 개념이지만 기회소득은 '조건'이 매우 중요하다"며 "개인의 생산활동이 사회적 가치를 발현한다는 조건과 시장의 불완전성 탓에 이를 정당하게 보상받지 못한다는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도 이미 시행 중인 각종 기본소득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경기도 관
[수원 =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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