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보신 것처럼 심야 택시난 대책은 서울 등 수도권에 먼저 시범적용을 하는데요.
부산과 대구, 광주 등 지방의 택시난도 상황을 비슷합니다.
택시난 해결 대책이 시행되면 떠났던 택시 기사들이 돌아올까요?
택시업계의 반응은 여전히 차갑습니다.
안진우 기자가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 기자 】
부산의 한 택시회사입니다.
'택시 표시등'을 뗀 차 십여 대가 차고지에 주차돼 있습니다.
이 회사는 지난달 30일 마지막 영업을 마치고 폐업했습니다.
부산에서 택시회사가 폐업하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직장을 잃은 직원들은 속이 타들어갑니다.
▶ 인터뷰 : 김덕률 / 전국택시노조 대도택시분회위원장
- "남아 있는 기사들에 대해서 생계 대책도 마련을 해야 되고, 이직 등의 부분도 회사에서 책임을…."
이 회사는 118대의 택시면허를 갖고 있지만 실제로 운행하는 택시는 64대에 불과했습니다.
멀쩡한 택시 수십 대는 운행할 기사가 없고, 치솟는 기름 값에 손님까지 줄면서 결국 문을 닫게 된 겁니다.
부산의 또 다른 택시회사 역시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2달간 휴업에 들어갔었습니다.
이 회사의 택시면허는 191대이지만, 운전할 기사는 46명뿐입니다.
▶ 인터뷰 : 택시회사 관계자
- "휴업을 좀 풀자고 해서 어쩔 수 없이 풀기는 풀었는데, 상황은 유동적이니 지켜봐야죠."
대구에서도 법인택시 10대 중 3대는 휴업 중입니다.
고령층의 운전자가 많은 개인택시는 주로 낮 운행을 선호하고, 법인택시는 기사를 구하지 못해 '심야 택시 대란'이 일어나는 겁니다.
정부와 여당이 심야 택시난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발표했지만, 현장의 반응은 시큰둥합니다.
▶ 인터뷰 : 신충빈 / 전국택시노조 금륜산업 분회 위원장
- "탁상공론식으로 '요금을 올린다.', '부제를 푼다.'. 갑자기 (심야에 택시가) 없어지지 그런 식으로 하고, 사업주도 같이 살고, 근로자도 같이 사는 정책을 펴야 하는데, 우리 몸에 와 닿는 게 하나도 없어요."
택시업계에서는 호출료 인상 등으로는 심야 택시난을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개인택시의 심야 영업은 일부 늘어날지 몰라도 법인택시의 인력난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겁니다.
기본임금 인상과 복지혜택 강화 등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떠나버린 택시기사들을 돌아오게 하긴 쉽지 않아 보입니다.
MBN뉴스 안진우입니다. [tgar1@mbn.co.kr]
영상취재 : 안동균 기자 오현석 VJ
영상편집 :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