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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에서 화로에 연료를 넣던 중, 유증기 상태로 공기 중에 퍼진 에탄올에 불이 붙으면서 폭발했기 때문이다. 타오르는 불꽃에 화상을 입은 것은 물론, 커튼과 벽지 등에 불이 옮겨 붙으면서 집 전체에 화재 피해를 입어야 했다.
최근 홈 캠핑이나 '불멍'이 유행하면서 장식용 에탄올 화로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화로에 사용하는 에탄올 연료의 화재 위험성이 매우 큰 것으로 확인돼 소비자·소방당국이 안전주의보를 발령했다.
28일 한국소비자원은 시중에 유통 중인 1리터 이하 소용량 에탄올 연료 12개 제품을 국립소방연구원을 통해 분석한 결과, 전 제품이 에탄올 함량 95% 이상인 '고인화성' 물질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에탄올 함량이 95% 이상인 에탄올 연료는 13.5℃ 이상이 되면 주변 불씨에 의해 불이 붙기 시작한다. 78.0℃부터는 액체연료가 유증기로 변하기 때문에 화로 주변에 연료를 방치할 경우 폭발 사고 위험이 매우 커진다.
이들 제품 모두 위험물안전관리법 상의 경고·주의 표시 의무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운반용기에 위험물의 제품명, 위험 등급, 화학명, 수량, '화기엄금' 문구 등을 표시해야 하는데 모두 이를 준수하지 않았다. 소비자원이 위반 사업자들에게 의무 표시사항 준수와 안전사고 예방 및 소비자 주의사항 추가 기재를 권고한 이후에야 시정이 이뤄졌다.
최근 약 5년간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소방청에 접수된 에탄올 화로·연료 관련 화재·위해건수는 23건이다. 부상자가 22명 발생했고, 재산상 피해액은 1억2500만원으로 집계됐다.
소방청은 이번 소비자원 조사 결과를 토대로 에탄올 제품에 대한 경고표지 부착 가이드라인을 제작·배포했다. 향후 위반 사업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관리·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소비자원은 해당 가이드라인을 9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에게 제공해 입점업체들을 대상으로 교육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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