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나왔으니 환불해달라"…악성 고객에 업주들 '울상'

↑ 일행의 머리카락을 뽑는 여성 고객. [사진 제공 = 연합뉴스 독자]

음식에서 이물질이 나왔다고 속인 뒤 음식값 전체를 환불한 악성 고객들에 자영업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2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인천 서구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A씨는 지난 21일 손님의 거짓말에 속아 음식값을 전액 환불해주는 억울한 일을 겪었다.
가게 내부 폐쇄회로(CC)TV에 영상에는 60~70대로 추정되는 여성 손님 2명이 쫄면과 우동을 주문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들 중 한 명은 음식을 먹던 중 다른 일행의 머리카락을 뽑아 음식 그릇에 넣은 뒤 자리에서 일어나 주방 직원에게 "우동에서 머리카락이 나왔다"며 항의했다. 그러자 주방 직원은 사과와 함께 음식값 1만2000원을 이들 일행에게 환불했다. 당시 직원은 위생모와 마스크 모두 착용한 상태였다.
A씨는 상황을 전해 듣고 미심쩍은 생각에 CCTV를 돌려봤다. 영상을 본 A씨는 음식에서 나온 머리카락이 직원의 것이 아닌 손님들의 자작극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이날 연합뉴스의 통화에서 "손님이 작정하고 머리카락을 뽑아 음식에 넣는 장면을 영상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았다"며 "가뜩이나 힘든 시기에 이런 일을 겪어 착잡한 기분이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다른 자영업자분들은 이런 피해를 겪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악성 고객들에 의한 자영업자들의 피해 사례가 늘고 있는데 대해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비자 권리 보호도 중요하지만, 악의적이거나 위법적인 행동을 벌이는 소비자 역시 큰 문제"라며 "악성 고객들로부터 자영업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법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견해를 밝혔다.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