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서울시는 거리 쓰레기통이 가득 찼을 때 바로 민원을 넣을 수 있도록 QR코드를 활용하는 시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취재진이 다시 현장을 가보니 QR코드가 지워져 있어 민원을 넣을 수 없는 곳이 많았습니다.
강세현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 서교동 도로의 쓰레기통이 가득 차 있습니다.
이 통에 붙어 있는 QR코드를 인식하자 곧바로 민원을 보낼 수 있는 화면으로 넘어갑니다.
지난해 9월, 서울시는 QR코드를 활용해 쓰레기통을 관리할 수 있는 시범사업을 시작했는데, 마포구에 243개를 설치했습니다.
▶ 인터뷰 : 서울시 관계자
- "신고 접수하면 시스템에 뜹니다. 어디에서 불편함이 있는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사업을 시작한 지 1년이 지나 서교동 현장에 다시 가봤습니다.
그런데 쓰레기통에 붙어 있는 스티커에는 글씨는 다 사라졌고 QR코드는 빛에 바래서 보이지 않습니다.
표식이 선명하고 인식도 잘됐던 1년 전 모습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다른 곳은 어떨지 돌아봤습니다.
▶ 스탠딩 : 강세현 / 기자
- "이곳은 홍대 거리입니다. 유동인구가 많은 만큼 쓰레기통이 가득 차 있고 옆에 쓰레기까지 버려져 있는데요. 하지만 QR코드가 지워져 있어 비워달라는 민원을 넣을 수 없습니다."
동교동과 서교동 그리고 합정동의 쓰레기통까지 표식이 지워졌거나 흐려져 있는데, 당연히 스마트폰을 비춰도 인식이 안 됩니다.
구청은 표식이 사라진 사실을 몰랐습니다.
▶ 인터뷰(☎) : 마포구청 관계자
- "반장님도 별 얘기 없으셔서 저는 몰랐거든요. 한 번 저희도 나가봐야 되겠네."
지난 1년간 QR코드를 통해 접수된 민원은 단 5건.
이용자가 거의 없어 사업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채 시간이 흘렀고, 관리에 구멍까지 생긴 겁니다.
서울시는 거리 쓰레기통은 애초에 하루 2번씩 비우고 있기 때문에 민원 접수가 적었을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 인터뷰(☎) : 서울시 관계자
- "안 그래도 환경미화원이 하루에 계속 왔다 갔다 하고 있잖아요. 가로 환경미화원이 있는 한 실효성이…."
결국 사업에 대한 재평가에 나섰고, 거리 쓰레기통이 아닌 이면도로나 골목에 QR코드를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입니다.
꼼꼼한 효과 분석 없이 먼저 사업을 시작하다 보니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MBN뉴스 강세현입니다. [accent@mbn.co.kr]
영상취재 : 안지훈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