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백신 맞고 뇌 질환"…법원, 첫 정부 보상 판결 나왔다

질병청 상대 보상 거부 처분 취소 소송 승소
“접종 이전에 매우 건강, 병력도 없었다”

↑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뇌 질환 진단을 받은 피해자에게 정부가 보상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이번 판결은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피해보상을 둘러싼 소송에서 피해자가 승소한 첫 사례입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이주영)는 30대 남성 A 씨가 질병관리청장을 상대로 낸 ‘예방접종 피해보상 신청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지난달 19일 원고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앞서 A 씨는 지난해 4월 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한 이튿날부터 부어오름과 감각 이상, 어지럼증, 다리 저림 등의 증상을 겪었습니다. A 씨는 보건소에 이상 반응을 신고했고, 대학병원에 내원해 영상검사 등을 진행한 결과 뇌내출혈, 단발 신경병증, 대뇌 해면 기형을 진단받았습니다.

A 씨의 배우자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질병관리청에 진료비 337만 원과 간병비 25만 원의 피해보상을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질병관리청은 시간적 개연성 부족 및 다른 원인으로 인한 가능성을 살펴보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MRI 영상에서 해면상 혈관 기형이 확인되긴 했지만, 다리 저림은 해면상 혈관 기형의 주요 증상 중 하나라는 점에서 백신 접종과 질병 사이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판단입니다.

하지만 A 씨 측은 질병청의 보상 거부 처분 취소에 불복해 지난해 2월 소송을 냈고, 재판부는 A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재판부는 “A 씨는 예방접종 이전에 매우 건강했고 신경학적 증상이나 병력도 전혀 없었다”며 “예방접종 바로 다음 날부터 두통, 발열 등의 증상이 발생했고 이는 질병관리청이 이상 반응으로 언급한 증상이기도 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해면상 혈관 기형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MRI 결과 확인됐으나 정확히 언제 발생한 혈관 기형인지 알 수 없고 예방접종 전에 그와 관련한 어떤 증상도 발현된 바 없었다”고 판시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