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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씨가 중고거래 사이트에 내놓은 시계 / 사진= 연합뉴스 |
편의점 착불 택배의 허점을 악용하며 고가의 시계를 가로채는 중고 거래 사기가 잇따라 발생해 주의가 필요하다는 견해가 나왔습니다.
오늘(20일) 연합뉴스는 고가의 시계를 중고 거래 사이트를 통해 사기 피해를 본 A씨의 사연을 전했습니다.
전남에 사는 A씨는 지난 5월 백화점에서 939만 원에 구매한 명품 시계를 인터넷 중고 거래 사이트에 790만 원에 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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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씨와 사기범이 나눈 메신저 대화 / 사진= 연합뉴스 |
지난 14일, 해당 게시물을 접한 B씨는 이를 구매하겠다며 A씨에게 직거래를 제안했습니다.
B씨는 "아내에게 줄 선물이어서 일요일(18일)까지 꼭 받아야 한다"며 A씨와 멀리 떨어진 지역에 살아 직접 갈 수 없으니 다음 날 지인을 보내겠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직거래를 하기로 한 당일, B씨는 지인이 급한 사정이 생겨 못 가게 되었다며 일요일까지 물건을 받아야 하니 편의점 착불 택배로 거래할 것을 다시 제안했습니다.
B씨는 분실 위험을 줄이기 위해 택배기사로부터 직접 물건을 받는 착불 택배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면서 송장과 영수증을 택배 물건과 함께 찍어 보내면, 물건값을 입금하겠다고 말했습니다.
A씨는 '입금되지 않으면 물건을 도로 가져오면 되겠지'라는 생각에 오후 9시쯤 편의점에 택배를 접수한 뒤 송장과 영수증 사진을 찍어 보냈습니다.
그러나 B씨는 "회식이 늦어져 당장 입금하기 힘들다. 늦어도 다음 날 오전 8시 30분까지는 돈을 보내겠다"며 핑계를 대며 입금을 미뤘습니다.
그 뒤 B씨는 연락을 끊었고, 다음 날 아침에도 돈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A씨는 편의점 택배 수거 시간이 오후 3시라는 것을 알고 있어 다음 날 아침 일찍 택배를 취소하기 위해 편의점으로 향했으나 편의점 점원으로부터 황당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전날 밤 이미 택배가 취소됐으며 퀵 배달 기사가 물건을 수거했다는 것입니다.
택배 송장과 영수증 사진을 받은 사기범이 편의점으로 전화를 걸어 택배를 취소한 후 곧바로 해당 편의점에 찾아가 물건을 챙겨 달아난 것입니다.
사기범 일당이 이를 쉽게 택배를 취소하고 범행을 저지를 수 있었던 것은 '착불 택배'를 이용했기 때문입니다.
'착불 택배'는 발송 시 비용을 지불하지 않기 때문에 택배 취소 시 결제에 필요한 신용카드 확인 절차를 생략합니다.
A씨는 "시계 뒷면에 난 잔흠집도 괜찮다며 예의 바른 말만 하길래 사기범에 깜빡 속아 넘어갔다"라면서 "중고 거래 시 편의점 착불 택배를 요구하면 택배를 취소해서 가져가려는 사기 수법이니 무조건 거래하지 말아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지난 5월, 비슷한 수법으로 사기범 일당이 1억 원이 넘는 중고 시계를 가로챈 뒤 달아난 사건이 일어난 바 있습니다.
당시 시계의 가격은 1억 2천만 원으로, '착불택배'만을 고집하며 사기
이들은 가로챈 시계를 되팔기 위해 다른 중고 사이트에 올렸다가 사기 피해를 호소한 피해자의 인터넷 게시 글을 본 시계업자에게 포착되어 경찰에 붙잡힐 수 있었습니다.
경찰은 편의점 착불 택배를 악용한 사기가 종종 발생한다며 이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정서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eoyun0053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