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는 말도 있죠. 그런데 요즘 물가가 오르는 이 와중에도 유독 값이 떨어지는 품목이 있습니다. 바로 쌀입니다. 1년 새 27.5%나 내렸거든요.
'민생에 관한 일, 국민이 원하는 필요한 일은 주어진 권한을 최대한 행사해 신속하게 성과물을 만들어내겠습니다.'
이 대표의 이 발언은 바로 전날 민주당이
과잉 생산된 쌀을 시장가격에 정부가 무제한 매입해주자는 법안을 단독 처리한 걸 칭찬하는 과정에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정작 이해하기 힘든 건 여당인 국민의 힘이었습니다. 날치기라면서도 절차상의 문제만 제기하며 기권하는 소극적 반대에 그쳤거든요.
하긴 국내 농가의 37.8%가 벼농사를 짓고 있으니 정치인이라면 농민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겠지만, 정부가 무제한으로 쌀을 사들이면 어떻게 될까요.
농민으로서는 안정적인 판로와 가격이 보장되니, 쌀 생산을 줄이는 게 아니라 오히려 늘릴 수 있습니다.
현재, 쌀로 인한 국민 부담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지난해 과잉 생산된 쌀을 사들이는 데만 7,900억 원, 그리고 쌀을 2년 보관하는 데만 자그마치 8,473억 원이 들었는데, 전국 농협창고 꼭대기까지 쌓인 쌀은 3년이 지나면 사료용으로 10%, 헐값에 처분합니다. 지난 7월 말 기준 전국 공공 비축미는 105만t에 달하지요.
쌀 문제를 해결하려면, 그냥 쌀을 사주는 게 아니라 소비 확대와 대체 작물 등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지만, 정부는 벼 대신 다른 작물을 심으면 보조금을 주는 정책을 오히려 지난해 별 설명도 없이 돌연 중단해버렸습니다.
20년 이상 지속된 공급과잉으로 어느덧 가을 불청객이 돼버린 쌀 풍년.
농업은 미래다, 첨단산업이다, 말만 번드르르하지 말고, 언제까지 혈세로 시장경제를 거스르는 땜질식 처방을 계속할 것인지, 국민은 정치인과 정부에 묻고 있습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쌀값 폭락하는데 '땜질 처방'?'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