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불성'. 땀을 쏟지 않고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격언과 함께하는 걸 보면, 대가없이 얻는 건 없다는 세상 이치를 깨우쳐주는 듯합니다.
지난주 추석 명절을 앞두고 전북 김제시가 일상회복지원금을 지급했습니다. 소득에 관계없이 모두에게 지급하다 보니 인구 8만의 소도시가 들썩였죠. 4인 가족의 경우 400만 원을 받았고, 한 대가족은 1000만 원을 챙길 수 있었습니다.
전남 영광군도 100만 원을 재난지원금으로 경북 경산시와 강원 양양군 등 전국 20여 개 지자체도 적게는 10만 원에서 100만 원까지 지급했죠.
모두 지난 7월 제8기 민선 지자체장들의 취임 이후 벌어진 일입니다. 해당 지자체들은 한결같이 '선거 당시 공약했던 걸 이행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물론 주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지자체장을 뭐라 할 수는 없겠지요.
그런데 이 엄청난 예산은 어디서 났을까요. 김제시는 재정자립도가 전북 14개 시군의 평균에도 못 미치는 10.1%인데 이번 재난지원금을 위해 8백억 원 이상을 썼습니다.
시장, 군수들이 재난지원금을 챙기며 선심을 쓴 다른 지자체 대부분도 재정자립도가 부실했지요.
선거법엔 누구든지 당선을 목적으로 재산상 이익을 주고받거나 이를 약속한 자에겐 5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형을 내린다고 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걸 순서만 바꿔서 표를 주면 지원금 줄게라고 한 것과 뭐가 다를까요. 또 이런 지원금들은 결국 주민들에게 빚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겠죠. 결혼 전에 나를 위해 펑펑 쓴 남편, 결혼 후에 보니 다 내가 갚아야 할 빚이더라는 것과 또 뭐가 다를까요.
'우린 왜 안 주냐'는 볼멘소리에 일부 소신 있는 지자체장들의 고민도 말이 아니라고 합니다. '돈 앞에 장사 없다'는 푸념까지 나옵니다.
'공짜 치즈는 쥐덫에만 놓여있다'라는 러시아 속담이 있습니다. 우리가 뽑은 지자체장이 우릴 쥐덫으로 인도하는 건 아닌지는 우리가 살펴봐야 합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세금 퍼주는 시장과 군수님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