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 기사님, 1백만 원 드립니다"

【 앵커멘트 】
한 수출업체가 대리운전 기사들을 상대로 이상한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명의만 빌려주면 공짜로 1백만 원을 주겠다'는 것인데요, 정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늦은 밤, 대리운전 기사가 많이 모이는 서울의 한 거리.

'공짜로 1백만 원을 주겠다'는 현수막이 유난히 눈에 띕니다.

천막 안으로 들어가자, 명의를 빌려주면 최고 1백3십만 원을 주겠다는 설명이 들립니다.

빌린 명의로 새 차를 산 뒤, 차량 등록과 말소를 통해 새 차를 중고로 둔갑시키고, 중고차에 붙는 관세가 더 낮은 동남아시아 등지로 팔아넘겨 차익을 얻는 수법입니다.

▶ 인터뷰 : 수출업체 관계자
- "세무 관계자가 나와서 이야기한 게, 이거는 법적으로 하자가 없어서 손댈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예를 들어 이게 불법이에요. 그러면 제가 여기에 못 나오겠죠, 잡혀가니까요."

불법이 아니라서 제재할 방법은 없지만, 개인 명의 도용 등으로 인한 피해의 가능성은 항상 도사리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엄민재(가명) 대리운전 기사
- "인감(증명서)을 떼 주면 그 사람들이 무슨 짓을 할지 어떻게 알아요? 나는 일단은 15만 원인가 1백만 원인가 받지만, 그 대가가 더 클 수도 있잖아요."

현행법을 교묘히 피해가는 편법 영업에, 대리운전 기사들은 또 다른 위험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주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