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농가에서 야생동물 퇴치를 위해 설치한 전기울타리에 사람이 감전돼 숨지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별다른 안전장치 없이 불법으로 전기울타리를 설치했기 때문인데요.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포커스M, 김영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충북 옥천의 한 밭입니다.
두 달 전 이곳에 설치된 전기울타리에 부녀가 감전돼 목숨을 잃었습니다.
2년 전 대전에서도 70대가 비슷한 사고로 숨졌습니다.
별다른 안전장치 없이 220V의 전기가 흐르는 전선을 전기울타리에 그대로 연결 한 겁니다.
▶ 스탠딩 : 김영현 / 기자
- "일반적으로 지자체가 지원하는 전기울타리는 이런 목책기라는 장치가 필수적으로 설치됩니다."
전압을 재보니 순간 9,900V까지 올라가지만, 야생 동물이 접촉하면 놀라 달아날 정도입니다.
▶ 인터뷰 : 김재중 / 전기 울타리 설치업자
- "목책기는 펄스 전기기 때문에 깜짝 놀라는 효과만 발생할 뿐 다른 인체에 무해한…."
지자체들은 전기울타리 설치 비용 중 많게는 60%까지 지원하고 있지만, 나머지 40%도 농민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밭이 넓으면 수백만 원까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가까운 전봇대 등에서 일반 전기를 끌어 불법으로 설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인터뷰 : 농민
- "설치 비용이 많아…. 백 단위 이상이면 비싸다고 봐야지. 고장이 난다든가 하면 수리하는 것이…."
안전장치도 없이 전기를 연결하면 매우 위험하지만, 문제는 전기울타리를 설치할 때 신고 의무가 없다는 겁니다.
지자체에서 전기울타리 설치 현황 파악조차 못하다 보니 관리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최근 사고가 잇따르자 부랴부랴 실태조사에 나섰지만, 점검 대상에는 보조금을 받은 농가만 포함돼 있습니다.
▶ 인터뷰 : 충북 옥천군 관계자
- "구석구석 골짜기에도 전기울타리가 있어요. 협조를 얻는 방법이 이장님 도움을 받는 거뿐이 없는데 말을 안 해주는 경우도 있고…."
사람의 목숨까지 위협하는 전기울타리의 설치 규정을 강화하고 철저한관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립니다.
포커스M 김영현입니다.
영상취재 : 박인학 기자
영상편집 : 김상진
화면제공 :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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