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노려본단 이유로 짱돌로…천연기념물 수리부엉이 쫓은 유튜버

길고양이를 돌보는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가 천연기념물인 수리부엉이가 새끼 고양이를 노려본다는 이유로 위협을 가해 논란이 되고 있다.
13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수리부엉이한테 돌 던지는 캣대디'란 제목의 글이 다수 게재됐다. 이 게시글에는 유튜버 A씨가 지난 8일 공개한 영상 캡처본이 함께 공유됐다.
'방송중 새끼 고양이를 노리는 맹금류(수리 부엉)'란 제목으로 올라온 해당 영상을 보면 평소 밥을 챙겨주던 길고양이를 돌보고 있던 A씨는 전봇대 꼭대기에 앉아있는 수리부엉이를 발견한다.
당시 고양이들이 경계 태세를 보이고 있었는데, A씨는 수리부엉이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A씨는 "큰일 났다"며 "쟤네들이 고양이를 물고 간다. 고양이들이 왜 경계하나 했다"고 언급한다. 영상엔 수리부엉이 울음 소리도 담겼다.
이어 "여러분 오해는 하지 마세요. 제가 부엉이를 싫어해서 그런 게 아니다"라며 "솔직히 지금 공원에는 수리부엉이가 있으면 안 되지 않냐. 공원에 수리부엉이가 왜 있냐"고 말했다.
그는 부엉이를 쫓아내기 위해 돌을 들고 나섰다. 몇 분 뒤 돌아온 A씨는 "이게 말이 되냐. 이 짱돌로 한 방에 보냈다. 죽인 게 아니라 멀리 날아가게 했다"면서 "고양이들 행동이 평소랑 달랐다. 되게 경계하고 두려워한다. 그래서 짱돌 가지고 한 방에 보냈다. 맞추진 않았고 놀라게 해서 산으로 보냈다. 오해하지 마라"라고 설명했다.
해당 영상을 본 누리꾼들의 반응은 갈렸다. 일부 시청자들은 "고양이에겐 수리부엉이가 공포의 대상인데 잘 쫓아냈다"라고 감사함을 전하는 반면 다른 시청자들은 "고양이만 생명이 있는 것도 아니고, 수리부엉이가 공원에 있는 게 왜 잘못이냐"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A씨는 문제의 영상 댓글 창을 폐쇄하고 전날 라이브 방송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수리부엉이에게 아무런 유해를 가하지 않았다. 실질적 돌팔매질도 없었다"면서 "가까이 가서 빛을 비췄을 때 수리부엉이가 도망갔다. 전봇대 꼭대기에 있는 수리부엉이를 돌로 어떻게 맞히냐"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수리부엉이 천연기념물인 거 맞고 돌을 던졌다고 과장해서 얘기했는데 법적 문제가 된다면 책임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수리부엉이는 천연기념물 324-2호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수리부엉이를 해치는 행위는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