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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압병상.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첫째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는데 코로나19 확진자가 일주일이 멀다하고 나와요. 둘째를 임신 중이라 부모님이 출산 전까지 첫째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지 말라는데 아이는 그 얘기 듣고 울어서 속상해요.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 확진자도 출산할 수 있는 분만병원을 알아보려는데 쉽지 않네요." (30대 임신부)
코로나19 재확산에 임산부와 그 가족들이 진땀을 흘리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때보단 일일 신규 확진자 수 등 상황이 나아지긴 했지만, 그만큼 코로나19 관련 지원과 사회적 인식도 줄어 들면서 임산부의 감염 우려는 이전과 다르지 않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무엇보다 출산예정일 직전에 코로나19에 감염되면 다수의 개인 산부인과는 분만을 거절해 분만 가능 병원을 찾아다녀야 하는데다 일부 조리원은 추가 감염 우려 탓에 산모를 받지 않아 집에서 산후조리를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 경우 산후도우미 비용은 '부르는 게 값'이라고 할 정도로 천정부지로 뛴다.
지난 여름 코로나19 재확산 당시 출산을 목전에 뒀던 A씨는 결국 39주차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분만 병원을 찾는 데 안간힘을 썼다.
A씨는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양성으로 나오고 그 청천벽력을 맞은 기분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면서 "원래 자연분만을 하기로 했는데 감염 위험이 있다고 제왕절개를 추천했다. 코로나19 확진 산모를 받아주는 병원이 한정적이라 거주 지역에 있는 모든 분만 병원에 전화를 걸어 병원 상황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술 날짜를 기다리는 동안 결국 양수가 터져 119를 불렀는데, 코로나19 확진 상태라 대기할 수밖에 없었다. 미리 알아본 분만 병원엔 응급 환자가 생겨 보건소에 다시 연락을 해야 했고, 안내된 타 지역 병원에서 보호자 없이 분만 시도를 하다 결국 수술을 했다"며 "음압병동에서 홀로 회복하고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음성이 나와서야 아기를 안았다. 너무 힘들었다"고 심경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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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상황이 이렇다보니 코로나19 감염 우려나 증상이 나와도 제 때 검사를 받지 않는 임신부와 그 가족도 있다.
40대 임신부 C씨는 "노산이라 출산을 앞두고 일을 쉬고 있고 남편도 재택 신청까지 해가며 주변 접촉을 완전히 차단했지만 남편이 기침 증세를 보인다"며 "예전이라면 당장 코로나19 검사부터 했겠지만 일단 주변 분만 병원 컨디션과 조리원 등에 상황을 알아본 뒤 코로나19 검사를 해보려 한다"고 전했다.
출산이나 육아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엔 출산 전후로 코로나19에 감염됐거나 감염 우려가 있는 임산부의 문의글과 후기가 줄을 잇는 상황이다.
추석 연휴엔 지역 간 이동이 크게 늘어나는 만큼 전문가들은 임산부에게 각별한 주의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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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방역당국이 운영하는 코로나19 검사소도 연휴기간 총 682곳이 문을 열며, 특히 분만을 포함한 소아·투석 등 특수환자 수요에 대비해 각 시도는 연휴 기간 동안 병상 운영 상황을 요일별로 파악해 입원 치료가 필요 시 신속 배정하기로 했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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