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현 강원도청사는 준공된 지 65년이 지나 안전성 등의 문제로 신축·이전이 추진되고 있다. 청사 정밀안전진단 결과 신관은 D등급, 본관과 별관은 C등급을 받은 바 있다. [사진 제공 = 강원도] |
지난 달 31일 강원도청에서 첫 신청사 건립 부지 선정위원회가 열렸다. 위원회는 김명선 행정부지사와 김한수 기획조정실장, 손창환 건설교통국장 등 당연직 위원 3명과 위촉위원 14명 등 모두 17명으로 구성됐다. 위원회는 후보지 선정 및 평가 기준 등을 정하고 연말까지 최종 부지를 확정할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강원도는 내년부터 2024년 3월까지 기본계획수립 용역과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후 2025년 12월까지 청사 신축 설계공모 및 기본와 기본·실시설계를 마무리하고 2026년 착공해 2028년 6월 완공하는 게 목표다.
현재 춘천시 봉의동에 있는 강원도청사는 준공된 지 65년이 지나 안전성 등의 문제로 신축·이전이 추진돼왔다. 정밀안전진단 결과 신관은 D등급, 본관과 별관은 C등급을 받은 바 있다.
올 초 최문순 도정은 안전진단과 춘천시민 여론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옛 미군기지(캠프페이지)를 청사 신축·이전 부지로 확정했으나 시민단체에서 "공론화 없는 일방적 결정"이라며 문제를 제기하는 등 반발을 샀다. 김진태 현 지사 역시 당선 전부터 캠프페이지 신축 이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김 지사는 취임 직후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소수가 밀실에서 갑자기 결정한 것 자체가 문제"라며 "공정하고 투명한 의견수렴 절차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결국 김진태 도정 출범 후 부지선정위원회가 꾸려지는 등 원점 재검토 절차를 밟게됐다.
지난 최문순 도정에서 낙점했던 캠프페이지는 여전히 후보지로 꼽힌다. 일부 시의원을 중심으로 캠프페이지 부지를 사수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선영 춘천시의원이 춘천 중앙로터리에서 도청사 캠프페이지 이전 방침을 유지하라며 1인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이 의원은 구도심 공동화, 인구 유출, 지역상권 침체 등을 막기 위해서는 도청이 캠프페이지로 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춘천시 근화동 통장협의회도 중앙로타리에 '도청사 이전을 캠프페이지로'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도유지인 우두동 일원 옛 농업기술원 부지(13만㎡)도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김용갑 시의원 등은 이곳을 도청사 이전 최적지로 꼽고 있다. 현 도청사에 있는 강원도소방본부도 해당 부지로 이주할 계획이다. 하지만 타시도와의 접근성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와함께 레고랜드 임시 주차장으로 활용 중인 옛 중도 뱃터 일대, 춘천시가 기업도시 조성을 준비 중인 남산면 광판리 일원, 춘천시와 LH가 공동 개발에 나선 동내면 다원지구 등도 후보지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동내면 주민들은 학곡지구나 다원지구로 도청사가 이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처럼 다수의 후보지가 거론되고 벌써부터 유치전이 과열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이번 부지 재선정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선 주민 간 갈등이 확산되는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도 많다. 김한수 기획조정실장은 "신청사 부지 선정 과정은 투명하고 공정하게 추진될 것"이라며 "부지선정위원회 개최 시 그 결과를 도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해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춘천 = 이상헌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