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찾아온 태풍에 포항의 마을과 시장은 쑥대밭으로 변했습니다.
주민들은 명절은 생각조차 나지 않는다며 울상을 짓고 있습니다.
강세현 기자입니다.
【 기자 】
마을이 온통 흙탕물에 잠겨 있고, 자동차도 도로에 그대로 갇혀 버렸습니다.
힌남노가 덮친 포항 제내리는 마을 전체가 침수돼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태풍이 지나가고 물이 빠지자 마을 곳곳에는 못 쓰게 된 가재도구로 가득 찼습니다.
▶ 스탠딩 : 강세현 / 기자
- "제내리 주택가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물에 잠겼던 장롱과 서랍이 버려져 있고, 그 옆으론 담에 옷을 말려고 널어 두었습니다. 뒤편으로도 살림살이가 골목을 막을 정도로 잔뜩 쌓여 있습니다."
사진관 주인은 남은 게 하나도 없다며 울먹입니다.
▶ 인터뷰 : 최태근 / 제내리 주민
- "지원요? 다 필요해요. 가진 게 하나도 없으니까. 건진 게 없으니까. 장비 다 내버렸다니까요. 렌즈 봤죠? 이거 어떻게 하겠습니까."
추석 대목에 손님들로 북적여야 할 전통시장에는 복구 작업을 하는 상인과 장병들만 바쁘게 움직입니다.
▶ 인터뷰 : 김성열 / 오천시장 상인
- "냉장고 다 멈추고 안에 떡 들어 있는 거 잔뜩 넣어뒀거든요. 올 추석은 못 하는 거지."
명절까지 반납하고 팔을 걷어붙인 봉사자들도 처참한 모습에 놀랍니다.
▶ 인터뷰 : 이루환 / 자원봉사자
- "이런 상황을 저도 처음 겪어 봅니다만 너무 심각한 거 같아요. 쓸 게 하나도 없고."
추석 전에 어느 정도 복구를 해야 한다는 마음은 대민봉사에 나선 장병들도 마찬가지입니다.
▶ 인터뷰 : 장성필 / 육군 특전사 상사
- "저희 특전사가 신속히 투입된 만큼 최선을 다해 지원하여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포항 주민과 상인들은 이번 추석은 힌남노에 빼앗겼지만, 연휴가 끝나면 곧바로 일상을 회복하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MBN뉴스 강세현입니다. [accent@mbn.co.kr]
영상취재 : 김현석·김진성 기자
영상편집 : 김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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