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위원회 제시 조건 맞추고 있다"
![]() |
↑ 구찌 홈페이지/ 사진= 공식 홈페이지 캡처 |
세계적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가 다가오는 11월 1일 서울 경복궁에서 열립니다. 앞서 문화재청과 협의해 '경복궁 패션쇼'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는데, 이를 번복하고 재추진한다는 것입니다.
![]() |
↑ 보그 코리아가 청와대에서 진행한 화보/ 사진=보그 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
지난달 보그 코리아의 한복 컨셉 화보가 청와대에서 촬영한 것이 논란이 되자 문화재청은 구찌 행사를 취소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구찌는 오늘(8일) 보도자료를 통해 "11월 1일 서울 경복궁에서 '구찌 코스모고니'(Gucci Cosmogonie) 컬렉션의 패션쇼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앞서 구찌는 천문학에서 영감을 받은 '코스모고니' 컬렉션 취지를 살려 행사를 열겠다며 경복궁 사용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해당 브랜드 관계자는 “서울에서 가장 상징적이고 역사적인 장소로 꼽히는 경복궁에서 진행되는 이번 패션쇼는 한국 문화유산의 아름다움에 대한 구찌의 경의를 담고 있다”면서 “1395년 창건된 조선왕조의 법궁인 경복궁은 1400년대 간의대를 포함해 왕실의 천문대를 갖추고 세계적인 수준의 천문학 연구가 이뤄진 곳이라 ‘구찌 코스모고니 컬렉션’을 소개하는 완벽한 장소”라고 이번 패션쇼의 취지를 전했습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선보인 이 컬렉션은 지난 5월 15일 이탈리아 남부에 있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카스텔 델 몬테'(Castel del Monte·몬테 성)에서 처음 공개됐습니다.
카스텔 델 몬테는 1240년대 프레데릭 2세에 의해 지어진 성으로 알려져있습니다. 국내외에서 궁궐을 비롯해 세계적 문화유산을 활용한 브랜드 행사는 이번이 첫 시도가 아닙니다.
앞서 구찌는 피렌체 피티 궁전의 팔라틴 갤러리(Palatine Gallery), 프랑스 아를의 프롬나드 데 알리스캉(Promenade Des Alyscamps), 로마의 카피톨리노 박물관,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클로이스터(The Cloisters), 뉴욕의 디아미술관(Dia-Art Foundation), 로스앤젤레스의 할리우드 거리 등에서 패션쇼를 개최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신청서 제출 당시 구찌 측은 외교 및 재계 인사, 연예인 등 약 500명을 초청해 경복궁 근정전 행각(行閣·궁궐 등의 정당 앞이나 좌우에 지은 줄행랑)을 패션쇼 무대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전했습니다.
이에 자문기구인 문화재위원회는 '관계 전문가 조언을 받아 경복궁이라는 역사 문화유산의 가치를 강화하고 역사적 사실에 대해 확실히 고증받을 것' 등 조건을 붙여 가결 결정을 내렸지만, 문화재청은 돌연 행사를 취소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5일 구찌 측이 경복궁 관리소 측에 패션쇼 '이행 계획서'를 제출하자 문화재청은 '이미 문화재위원회 허가가 난 사항'이라는 이유를 들어 다시 검토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전환했습니다.
구찌는 "문화재청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문화재위원회에서 제시한 조건을 맞춰 나가고 있다"며 "경복궁에서 성공적인 패션쇼 개최를 준비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전했습니다.
![]() |
↑ 경복궁 / 사진 = 연합뉴스 |
[정서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eoyun0053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