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 피해도 시설 피해도 가장 컸던 포항은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건물이 통째로 내려앉거나 도로가 끊긴 건 물론, 침수 피해를 당한 포항제철소는 49년 만에 처음으로 가동을 전면 중단했습니다.
표선우 기자가 포항 피해 현장을 돌아봤습니다.
【 기자 】
마을로 연결되는 다리가 끊어지고, 입구는 산사태로 막혀버렸습니다.
엄청난 양의 물이 빠른 속도로 지나가면서 강 모양도 바꿔놓았습니다.
▶ 인터뷰 : 권혁로 / 경북 포항 오천읍
- "사람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굉장한 물살이었고요. 원래 이 천은 한 폭이 한 5m 정도 이 정도의 천이었는데…. 급류에 모든 자갈이 밑으로 쓸려 내려오면서 그게 전부 덮이면서 이 천이 이렇게 넓어졌어요."
식당은 물에 떠내려가 감쪽같이 사라졌고, 4층짜리 건물이 통째로 내려앉았습니다.
▶ 스탠딩 : 표선우 / 기자
- "갑자기 불어난 물에 지반이 약해지면서 이렇게 펜션 건물 한 채가 그대로 가라앉았습니다."
펜션이 주저앉는 모습을 지켜본 주인은 그나마 무너지거나 떠내려가지 않아 살았다며 부실공사 논란에 억울함을 토로했습니다.
▶ 인터뷰 : 최일호 / 펜션 주인
- "이 건물 지금 보시다시피 금 한 군데 간 게 없잖아요. 땅 밑에서 파먹어버리는데 건물이 아니라 무엇인들 안 주저앉겠습니까."
태풍이 휩쓸고 간 흔적은 주민들의 불편함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 스탠딩 : 표선우 / 기자
- "제가 지금 서 있는 이곳은 원래 차가 다니는 도로인데요. 보시는 것처럼 중간에 도로가 무너지면서 현재 이곳 주민들은 버스도 이용하지 못하는 등 이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포항 냉천에는 폭우로 떠밀려온 자동차가 그대로 박혀 있고, 다리 곳곳이 부서졌습니다.
하천 범람으로 천연가스 공급망이 떠내려간 한 차고지에는 버스 213대의 발이 묶였습니다.
▶ 인터뷰 : 진성호 / 코리아와이드포항 사업계장
- "저희 차고지 내에 가지고 있는 CNG천연가스 충전, 전력, 수도 등 기초 인프라가 모두 파괴가 됐습니다. 어떻게든 운행을 좀 해볼 생각인데…."
포스코는 49년 만에 핵심 설비인 고로 3기 가동을 일시 중단했습니다.
하루 피해 규모만 400억 원이 예상되는데, 중단이 길어지면 철강재 공급 차질도 우려됩니다.
태풍은 예상보다 빠르게 지나갔지만, 힌남노가 할퀴고 간 상처가 아물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표선우입니다. [pyo@mbn.co.kr]
영상취재 : 임채웅 기자, 김형성 기자, 안동균 기자
영상편집 : 김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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