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프랑스 혁명 당시 채택된 '인간과 시민의 권리 선언'에서 인간이란 말에 여성은 포함되지 않았는데, 올랭프 드 구즈라는 이 여성이
'여성도 태어날 때부터 남성이 가진 모든 권리를 갖는다.'라는 '여성과 여성 시민의 권리 선언'을 발표했다가 단두대에 오르게 된 거죠.
'귀부인과 같은 그 손가락으로 쌀을 씻어라.'
1970년대 이화여대 앞에서 남자 대학생들이 시위를 벌이며 들고 있던 피켓에 쓰여있던 말입니다.
지금이라면 상상도 할 수도 없지만 불과 반세기 전 커리어우먼과 여대생을 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은 이랬습니다.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인데 그 현실에서 세상이 저를 밀어내는 거잖아요. 경력 단절이 되는 기간은 정말 사회에서 인정을 해주지 않았어요.'
학원강사였다가 경력단절 이후 패스트푸드점에 재취업한 김은영 씨는 세 아이를 낳고 기르며 보낸 세월만큼 취업의 문턱도 높았다고 호소합니다.
어제 여성가족부가 공개한 통계를 보면 고용률이나 임금 수준 등에서 남녀 간 격차는 여전히 컸습니다.
지난해 여성 고용률은 51.2%로, 남성보다 18.8%p 낮았고, 여성 근로자는 똑같이 일해도 남성 근로자 임금의 70% 정도만 받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같은 차별은 집안에선 더하지요. 코앞으로 다가온 추석 연휴. 누구는 부모 형제 만날 생각에 마음 설레겠지만, 누구는 차례상 차릴 부담으로 갑갑하거든요.
그런데 차례상 관련한 성균관의 발표가 아주 흥미롭습니다. 차례상의 기본 음식은 술과 송편, 나물, 구이, 김치, 과일 이렇게 6가지, 전은 부치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우리 조상들은 기름에 튀기거나 지진 음식은 차례상에 올리지 말라고 했다면서요.
진작에 알려줬으면 전 부치느라 고생하는 일은 없었을 텐데 이걸 왜 이제서야 발표한 걸까요.
성균관 측은 '반성문'이라고 했습니다. 이제라도 잘못 알려진 걸 바로 잡아서 경제적 부담은 물론, 남녀갈등·세대 갈등을 해결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면서요.
'여성으로 태어나는 게 아니라, 여성이 되는 것이다.'
이 말은 우리 사회에서 이제 시작인가 봅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차별 여전한 '여성의 삶''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