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영등포역과 함께 국가철도공단이 민간에 운영권을 준 인천 동인천역이 14년째 도심 흉물로 방치되고 있습니다.
하루 평균 3만 명이 전철을 타려고 동인천역을 이용하는데, 건물이 폐쇄돼 있다 보니 시민들은 수십 개의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는 불편을 매일 겪고 있습니다.
노승환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경인전철 1호선이 지나는 동인천역입니다.
지상 승강장에서 내려 역 밖으로 나가려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서 또 계단을 걸어 내려간 다음.
에스컬레이터도 없는 계단 40여 개를 빙글빙글 돌면서 다시 올라와야 합니다.
민자역사 건물이 폐쇄됐기 때문입니다.
▶ 스탠딩 : 노승환 / 기자
- "민자역사가 멀쩡한 지상 출입구를 막는 바람에 시민들은 전철을 타려면 이렇게 수십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해야 합니다."
동인천역을 이용하는 시민은 하루 평균 3만 명.
특히 노약자에겐 고역일 수밖에 없습니다.
▶ 인터뷰 : 김희정 / 동인천역 이용객
- "불편하죠. 여기 노인네가 올라다니기가. 이리로 올라와야 할 때는 이리로 올라와야 하니까…."
백화점이던 민자역사가 문을 닫은 건 지난 2009년.
사업자가 사실상 파산하는 바람에지상 출입구는 막히고, 역사 양옆으로 밀려난 전철 출입구는 보수 공사를 못하는 상황입니다.
▶ 인터뷰 : 박종수 / 인근 상인
- "백화점이 비어 있으니까 상권 자체가 다 죽어서 (장사가) 전혀 안 되죠."
현재 민자역사 사업자가 해결해야 할 채권만 724억 원.
철도공단은 원래 자기 건물이던 역사인데도 이 돈 때문에 내부에 들어갈 수도 없습니다.
▶ 인터뷰 : 허종식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정부 건물이기 때문에 동인천 역사잖아요. 어떻게 정부가 활용할 것이냐, 이 계획을 정부가 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방치한 책임이 있다."
정부가 사업자의 채권을 대신 해결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되지만, 법적 근거가 없고 금액이 커 현실적으로 추진이 어렵습니다.
시민 불편과 피해를 없애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시급해 보입니다.
MBN뉴스 노승환입니다.[todif77@mbn.co.kr]
영상취재 : 김 원 기자
영상편집 : 박찬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