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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굴불사지 석조사면불상 모습. / 사진=연합뉴스 |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 곳곳에 상처를 남기고 갔습니다. 이중 신라 천년고도인 경북 경주의 '굴불사 부처님'도 태풍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제(6일) 문화재청과 경주시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께 경주시 동천동 굴불사터에 있는 석조사면불상(石造四面佛像) 주변에서 흙더미가 곳곳으로 쏟아져 불상 일부가 토사물에 덮이고 주변에 있던 연등 구조물과 각종 건축물 자재 등이 넘어져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다행히 불상에는 직접적 피해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석조사면불상은 통일신라시대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보물입니다. 바위 서쪽에는 아미타여래불, 동쪽에는 약사여래불, 북쪽에는 미륵불, 남쪽에는 석가모니불을 각각 새겼는데 각 불상의 모습이나 옷 주름 등이 섬세하게 표현된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날 공개된 사진을 보면 불상 주변 쓰러진 나무와 각종 건축물 자재들이 널브러져 있어 당시 아수라장이었던 사태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경주시청 관계자에 따르면 비로 인해 주변 토사가 압력을 이기지 못한 것으로 추측됩니다. 또 (인근) 백률사로 향하는 길목의 야외 화장실까지도 함께 무너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주시에 따르면 지금은 우선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주변 물길을 막아둔 상태이지만, 계곡에 아직 많은 양의 물이 흘러 상황을 좀 더 지켜본 후 시는 복구 방안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이번 태풍 힌남노로 인해 전국 각지에서 확인된 문화재 피해는 6일 오후 4시 기준 총 14건입니다. 이중 사적 12건, 보물 1건, 국민 1건 등입니다. 지역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경주 양동마을의 담장 일부는 붕괴했고 가옥이 침수됐습니다. 사적으로 지정된 경주 월성은 성벽 경사면 너비 15m 구간이 유실됐습니다. 또 경주 서악동 고분군, 대릉원 일원의 금관총 전시관 일부가 훼손되기도 했습니다.
[정희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mango19980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