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비바람을 동반한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에 상륙해 머문 시간은 2시간 남짓이었습니다.
시간당 100mm 넘게 쏟아진 물폭탄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건, 지하주차장 침수 사고가 이어진 포항이었습니다.
극적으로 2명의 생존자가 구조됐지만, 6명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민지숙 기자가 전합니다.
【 기자 】
포항 남구의 한 아파트에서 주민 7명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들어온 건 어제 아침 7시 40분.
한 시간 전쯤 지하주차장에 내려갔던 사람들과 연락이 끊겼는데, 순식간에 4미터 높이의 입구까지 물이 차오른 겁니다.
▶ 인터뷰 : 정진구 / 아파트 주민
- "순식간에 지하실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물 내려가는 걸 5층에 사는데 봤거든 계속 계속. 나도 차 빼러 오려고 하다가 겁이 나서 안 왔어요."
무려 13시간이 넘는 배수 작업 끝에 30대 남성과 50대 여성이 극적으로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생존자들은 배관과 천장 사이의 여유 공간인 일명 '에어 포켓'에 머물며 호흡을 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곧이어 실종 신고자 명단에 없던 한 명을 포함한 6명이 추가로 발견됐지만, 모두 심정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새벽 6시 반쯤 차를 이동시키라는 관리사무소의 방송을 듣고 나갔다고 가족들이 전했습니다.
아파트 측은 인근 하천이 범람하면서 예상치 못한 속도로 물이 차올랐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아파트 관리 사무소장
- "그때는 물이 안 차고 정상적으로 배수 펌프가 작동이 되고 해가지고 지하주차장이 물이 안 차 있는 상태에서 제가 방송을 한 거고."
한편, 어제 오전 9시쯤엔 인근에 위치한 또 다른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도 차를 빼러 내려갔다가 실종된 6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MBN뉴스 민지숙입니다.
영상취재: 임채웅 기자·김형성 기자·김진성 기자
영상편집: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