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말이 지나서야 5급 태풍 나온 것도 이례적
기후변화에 따른 주변 해역 변화 전망에 따라 힌남노와 같은 태풍 증가할 수도
![]() |
↑ 제11호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6일 울산 태화강 둔치까지 강물이 불어났다 / 사진 = 연합뉴스 |
약 1년 만에 국내에 상륙한 제 11호 태풍 '힌남노'는 상당히 이례적인 태풍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힌남노는 태생부터 특이했습니다.
지난달 28일 오후 9시 힌남노가 열대저압부에서 태풍으로 발달한 곳은 일본 도쿄 남동쪽 1천280㎞ 해상입니다. 힌남노는 '북위 25도 이상에서 발생한 첫 슈퍼태풍'입니다.
보통 태풍은 해수면 온도가 26도 이상인 곳에서 발생되고, 수증기가 응결할 때 나오는 잠열이 태풍 에너지원인데 해수면 온도가 26도 이상이어야 태풍이 발생할 만큼 바닷물이 증발하게 됩니다.
하지만 적도는 전향력이 0이어서 태풍이 발생하지 못하고 보통의 경우에는 남·북위 5도 이상에서만 태풍이 나타납니다. 즉, '북위 5도 이상인 북서태평양 저위도의 따뜻한 바다'가 태풍이 만들어지기 가장 적합한 상태이며 여기서 만들어지는 태풍들이 세력이 강한데, 힌남노는 이러한 태풍의 법칙을 깨고 탄생했습니다.
기상청 예보관들 사이에서도 "이런 태풍은 처음 본다"라는 말이 반복해서 나올 정도입니다.
![]() |
↑ 5일 오전 9시 발표된 북서태평양 해수면 온도 분석도 / 사진 = 기상청 |
현재 일본 남쪽 해상까지 북서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29~30도며, 우리나라 남해상 해수면 온도도 26~28도로 평년 온도를 1도 정도 웃돌고 있습니다.
높은 해수면 온도는 힌남노가 '초강력 태풍'으로 성장하고 '매우 강한 태풍'으로 세력을 유지하며 우리나라까지 북상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현재 높은 해수면 온도는 이례적으로 길게 이어지는 라니냐가 원인중 하나일 것으로 추측합니다.
라니냐는 '위도와 경도가 각각 '남위 5도부터 북위 5도'와 '서경 170~120도'인 태평양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ENSO)의 해수면 온도가 3개월 이동 평균으로 평년보다 0.5도 낮은 상황이 5개월 이상 지속하는 현상'을 일컫습니다.
힌남노는 지난달 30일 오후 9시 일본 오키나와 동쪽 560㎞ 해상서 중심기압은 915hPa(헥토파스칼) 과 최대풍속이 55㎧를 기록하며 '초강력 태풍'으로 발달했습니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 관측값에 따르면 1일 0시 힌남노 1분 평균 최대풍속이 시속 259㎞이며, 이는 카테고리 5급 태풍에 해당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최대풍속이 시속 240㎞(130노트) 이상을 넘겨 '슈퍼태풍'으로도 분류됐습니다.
![]() |
↑ 파손된 송도해수욕장 해안로 / 사진 = 연합뉴스 |
힌남노는 올해 발생한 첫 카테고리 '5급 태풍'으로 분류됩니다. 이번 태풍이 8월 말이 지나고 나서야 처음 카테고리 5급 태풍이 나온 것도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힌남노가 남서진하는 가운데 세력을 유지한 것도 이례적입니다.
힌남노는 지난달 29일과 30일 사이 '급격한 발달'을 했습니다. 기상학적으로 태풍의 '급격한 발달'은 24시간 내 최대풍속이 15㎧ 이상 빨라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심지어 힌남노는 서진 중에 나타난 제12호 태풍 무이파를 흡수해 몸집을 더 키웠습니다. 하지만 힌남노는 대만 동쪽 해상에서 정체하면서 세력이 다소 약화됐습니다. 보통 태풍이 한 곳에 정체하면 스스로 세력을 약화할 수 있었으나, 힌남노는 이례적으로도 북진하면서 다시 힘을 키운 태풍입니다.
가을철 높은 해수면 온도에 더해 힌남노 진로 서쪽과 동쪽에 자리한 티베트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이 힌남노의 저기압성 회전을 강화해준 것이 이유입니다.
두 고기압 사잇길을 지날 때 힌남노 성장을 방해하는 요소가 거의 없었으며, 대기 상·중·하층 풍속과 풍향 차이도 거의 없어 힌남노는 태풍의 원통 구조가 깨지지 않은 채 우리나라까지 완연한 상태로 북상할 수 있었습니다.
힌남노는 6일 오전 6시 부산 동북동쪽 10㎞ 지점을 지날 때 중심기압(955hPa)과 최대풍속(40㎧) 이었고, 중심 기압만 보면 1959년 사라나 2003년 매미급의 강한 세력을 나타냈습니다. 사라와 매미가 상륙했을 때, 국내 기상관측소에서 측정한 중심기압 최저치가 각각 951.5hPa와 954hPa입니다.
6일 오전 10시 예상에 따르면 힌남노는 동해상에서도 한동안 강도를 '강'으로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태풍이 중위도까지 올라와 상륙하고 다시 바다로 빠져나가고도 세력을 유지하는 것 역시 매우 이례적인 상황입니다.
기상청이 내놓은 기후변화에 따른 주변 해역 변화 전망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노력 없이 지금처럼 혹은 더 배출하는 경우'에는 서해, 동해·남해, 동중국해 해수면 온도는 2040년까지 현재보다 1.6도, 1.5도, 1.1도 상승할 전망이며, 힌남노와
한편 테픙 힌남노는 6일 12시부터 강원 남동, 경북 동해안, 울산, 동해 전역 해상을 제외한 전국의 태풍특보가 모두 해제됐습니다.
다만 서해안, 남해안, 제주에는 강풍주의보로 변경됐으며, 서해와 남해 전 해상에는 풍랑특보로 변경됐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