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합포구 20년 전 '매미' 피해 이후 방재역량 늘려…큰 피해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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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덮치는 집채만 한 파도. / 사진=연합뉴스 |
한반도 역사상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예측됐던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오늘(6일) 아침 경남을 지나갔습니다.
부산·울산·경남 등 남해안 권역에서는 각종 인명사고와 구조요청이 잇따랐습니다.
오늘 오전 1시께 울산시 울주군 남천교 아래 하천에서는 20대 남성 1명이 물에 빠졌고, 오전 2시 40분께는 경북 경주시 강동면 유금리 지하도에서 승용차 운전자가 갑작스럽게 차 지붕까지 차오른 물에 고립됐다가 구조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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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조 활동 중인 해병대 장갑차. / 사진=해병대 1사단 제공 |
특히 경북 포항에는 400mm가 넘는 물 폭탄으로 시민들이 고립되자 해병대가 장갑차를 동원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해병대는 상륙돌격형장갑차인 KAAV 2대에 구조요원을 태워 청림초등학교 일대를 수색하는 등 구조 활동을 펼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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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북구의 한 도로에 떨어진 낙하물. / 사진=연합뉴스 |
한편 20년 전 태풍 '매미'로 막대한 피해를 보았던 악몽으로 이번에는 완벽하게 대비해 별다른 문제가 없었던 곳도 있었습니다.
2003년 태풍 '매미'가 왔을 당시 창원시 마산합포구 일대 해안가 저지대는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를 입었습니다. 만조 시간과 태풍 상륙 시간이 겹쳐 수위가 크게 높아지며 시가지에 해일이 덮친 것입니다. 이 일로 당시 상가 등에 있던 시민 18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힌남노 역시 강한 위력을 유지하며 만조 시간과 겹쳐 상륙해 '매미' 때만큼의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 예측됐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인명 피해는 최소화됐고 재산 피해도 크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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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래주머니 만드는 시민들. / 사진=연합뉴스 |
크지 않은 피해에 창원시와 지역 주민들이 과하다 싶은 정도로 태풍 대비를 철저히 한 것도 공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창원시는 지난 주말부터 물막이용 모래주머니를 급하게 만들어 주민들에게 8만 7,000개를 배포했습니다. 원래는 1만 2,000개 정도였지만 '매미'의 악몽을 되풀이할까 봐 걱정됐던 주민들의 요구로 몇 배를 더 만들어 공급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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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산 방재언덕 차수벽. / 사진=연합뉴스 |
창원시의 방재 역량도 전보다 좋아졌습니다. 창원시는 '매미'의 악몽 이후 마산합포구 저지대 침수를 방지하기 위해 수백억 원을 투입해 2008년과 2020년에 각각
어시장 해안가를 따라 설치한 투명 강화유리벽과 방재언덕도 태풍 대비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정희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mango19980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