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네임 계속 바꾸고 대화방 수시로 폭파
일각선 조주빈이나 문형욱보다 어릴 가능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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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2년 전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n번방' 사건의 주범이었던 '박사' 조주빈과 '갓갓'을 능가하는 '엘'의 충격적인 범죄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초등학생을 포함한 피해자는 6명에 달하며 성 착취물은 350건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제 KBS 보도에 따르면 '엘'은 지난 1월 조주빈 등 n번방을 추적했던 '추적단 불꽃'을 사칭해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돕겠다면서 14살 중학생인 피해자를 유인했습니다. 피해자는 자신의 개인정보를 유포하겠다는 엘의 협박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10시간 동안 50개 넘는 사진과 동영상을 보냈습니다.
엘의 존재를 추적해 온 추적단 불꽃 활동가이자 대안미디어 '얼룩소'의 원은지 에디터는 지난달 3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이들은 1분에 메시지를 80개 넘게 보내거나 텔레그램의 전화 기능을 이용해 시도 때도 없이 피해자들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전했습니다.
원 에디터는 "닉네임을 몸에 새기게 한 피해자도 있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피해자가 가장 힘들었던 것은 가해자의 협박이었다. (엘은) '네가 죽어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네가 죽어도 나는 상관없다. 성 착취물이 있기 때문에. 죽어주면 오히려 좋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원 에디터는 "엘의 경우 주기적으로 닉네임과 아이디를 변경했다. 아무래도 n번방과 박사방 제작자들이 검거되면서 본인도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고정된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주기적으로 유통하기보다는 n번방 사건 이후 남은 세력들이 생겨서 본인끼리 친목하는 대화방이 여러 개 있는데, 그 방 관리자들에게 접촉해 '성 착취물이 있으니 끼워달라'거나 본인이 게릴라식으로 대화방을 만들어 영상을 유포하기도 했다. 아니면 1대 1로 성 착취물을 거래하기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이처럼 '엘'로 지목된 이번 사건의 가해자 A씨를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추적하고 있습니다. 전담수사팀은 6개 팀 35명 규모로, 기존 인력에서 약 6배 확대됐습니다.
한편, 일각에서는 엘이 20대였던 조주빈이나 문형욱보다 어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앞서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지난 1일 YTN 라디오 ‘이슈&피플’ 인터뷰에서 "언어 사용 연결점을 보면 이들이 경험한 영역이 드러난다"며 "제가 봤을 땐 상당히 어린 아이들 같다"고 추측한 바 있습니다.
[안유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bwjd555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