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이 어제(2일) 광주를 방문해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직접 만났습니다.
최근 강제징용 배상에 대한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외교부 측이 제출한 의견서를 두고 피해자 측과 갈등을 빚어 왔는데 그 돌파구를 찾으려는 시도로 보입니다.
박 장관은 진정성 있게 듣겠다고 했지만 피해자 측이 요구한 사과는 하지 않았습니다.
정치훈 기자입니다.
【 기자 】
강제징용 피해자인 이춘식 할아버지는 달력에 장관 방문 날짜를 표시해두고 기다렸습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찾아와 인사를 건네자 짧게 화답합니다.
▶ 인터뷰 : 박 진 / 외교부 장관
- "말씀을 경청하기 위해서 오늘(2일) 광주로 내려왔습니다."
"아 그래요? 고맙소."
이춘식 할아버지는 100살이 넘었지만 힘 있는 말투로 서운한 감정을 타나냈습니다.
▶ 인터뷰 : 이춘식 /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 "매듭이 안 지어지니까…. 어떻게 외교부에서도 흐지부지 한 것 같소. 장관님이 내 생전에 보장 좀 해 주셔."
이어 근로정신대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 집을 찾았습니다.
올해 94살인 양금덕 할머니는 장관이 온다고 하자 손 편지를 써서 일부 읽기도 했습니다.
2009년에 목숨 값으로 99엔을 받았다며, 피해자의 아픔을 헤아려 달라고 말했습니다.
▶ 인터뷰 : 양금덕 / 일제강점기 근로정신대 강제동원 피해자
- "이게 사람이오? 아기들 과자 값도 못 되는 것을 바닥에다가 다 던졌어도 도로 누가 주워줘서 갖고 있기는 하지만…."
박 장관은 두 피해자에게 추석을 앞두고 절을 하며 진정성을 갖고 얘기를 듣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방문을 앞두고 피해자 측 단체에서 요구한 사과와 의견서 철회는 거부했습니다.
▶ 인터뷰 : 박 진 / 외교부 장관
- "(의견서는) 법원의 판결에 영향을 주거나 관여하는 것이 전혀 아닙니다. 또 참고 자료로 구속력이 없습니다."
이런 가운데 근로정신대 피해자인 전옥남 할머니가 향년 92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전 할머니는 일본 전범기업을 상대로 한 국내 소송에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다 눈을 감았습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pressjeong@mbn.co.kr]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