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 맞은 인권위원장 "정부·국회, 평등법 결단해야"

취임 1년차를 맞은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이 평등법(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정부와 국회의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2일 서울 중구 인권위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송 위원장은 "평등법 제정에 대한 논의는 충분히 했고 여론조사를 보면 찬성 의견이 다수인 것으로 확인된다"며 "여론의 100% 찬성을 기다리자는 것은 앞으로 영구히 하지 말자는 얘기"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와 국회가 용기 있게 결단을 내려 평등법 제정이 윤석열정부와 21대 국회의 소중한 성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재인정부에서 임명된 송 위원장은 새 정부와의 관계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자유와 평등, 법치를 강조하는 만큼 정부와 인권위의 지향점이 다르지 않다"고 답했다. 많은 공공기관장이 교체되는 가운데 임기 완주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런 부분을 의식하면서 일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탈북어민 강제 북송 사건 관련 진정을 각하해 논란이 된 결정에 대해서는 "관계 부처에 거듭 자료를 요청했음에도 받지 못해, 강제 수사권이 없는 인권위의 노력에는 한계가 있었다"며 "그런 상황에서 판단을 내리는 것은 불가능해 '각하 후 의견표명'의 형식으로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가족부 폐지 논쟁'에 대해서는 "논의가 어떤 방향으로 진전되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여성 인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시되는 시점이 오면 적절한 형태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인권위의 인력과 예산 등이 20여년 전 출범 당시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은 점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사회의 인권감수성이 향상되면서 인권위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라며 "'작은 정부'를 추구하는 현 정부의 기조가 일종의 제약으로 작용할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박홍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