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비가 많이 내린 중부지방과 달리 남부지방은 여전히 가뭄이 심합니다.
이미 제한급수에 들어간 마을도 있는데, 댐 저수율은 심각할 정도로 낮습니다.
댐이 있는 곳만 피해간 야속한 비에 명절을 앞둔 주민들은 긴 한숨을 내쉬고 있습니다.
포커스M, 오늘은 정치훈 기자가 가뭄으로 고통받는 지역을 돌아봤습니다.
【 기자 】
전남 영광군 바닷가 끝자락에 있는 마을입니다.
한 집을 찾아봤습니다.
생수통 여러 개에 물이 담겨 있고, 수도꼭지를 틀어도 물이 나오지 않습니다.
즉석밥과 간단한 전자레인지 요리로 끼니를 때우는 형편.
불편한 화장실은 말할 것도 없고, 빨래도 몰아서 해야 합니다.
2주 전부터 제한 급수가 시작돼 휴일과 수요일에만 물을 쓸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임동주 / 제한급수 마을 주민
- "씻는 것이 문제가 되고, 빨래하는 것도 문제가 되고…."
밭농사를 짓는 주민도 물 걱정에 한숨부터 나옵니다.
▶ 스탠딩 : 정치훈 / 기자
- "마을 곳곳에는 이처럼 커다란 물통을 쉽게 볼 수 있는데요. 간혹 내리는 빗물이라도 받아서 바짝 마른 밭에 쓰려는 겁니다."
▶ 인터뷰 : 마을 주민
- "추석 때는 식구들 모이고 하면 더 걱정이죠. 물을 더 많이 쓰는데…."
마을 물을 공급하는 저수지를 가봤습니다.
인근 계곡에서 물을 퍼 채우고 있지만, 20% 초반 저수율에 머물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마을 상수원 관계자
- "이제 비는 생각 못 하고, 여기 이상하게 비가 안 왔어요. 태풍도 언제 올지 모르잖아요."
비단 여기뿐만 아니라 남부지방 11개 댐 가운데 4곳이 '가뭄 심각' 수준이고 나머지 댐 저수율도 30%에 못 미치는 곳이 많습니다.
최근 이렇다 할 태풍도 없었고 장맛비는 야속하게도 물을 모으는 댐 지역을 피해갔기 때문입니다.
광주에 상수도를 공급하는 동복호도 사정은 마찬가지.
방랑시인 김삿갓을 머물게 했던 절경 '화순 적벽'은 수면 아래까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물이 있던 호수도 풀밭으로 변해 과거 수몰 마을 다리가 보일 정도입니다.
▶ 인터뷰 : 김재준 / 동복댐 인근 마을 주민
- "(비가) 와 봤자 20~30mm 오면, 최고 많이 와야 한 50mm 왔는데 땅에 다 스며들고 물은 전혀 붇지 않아요."
물 절약을 독려하고 있지만, 추석 이후에도 큰 비가 내리지 않으면 가뭄 지역은 늘어나고 주민들의 고통도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포커스M 정치훈입니다. [pressjeong@mbn.co.kr]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이주호
그래픽 : 송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