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안 자고 운다"…친부 학대로 생후 29일 영아 숨져

반지 낀 손으로 머리 때리고 내던져
아이 흔들고 4차례 폭행…지속적 학대 정황

↑ 아기 / 사진 = 연합뉴스

잠을 자지 않고 운다는 이유로 생후 29일 된 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20대 친부에게 징역 10년의 중형이 확정됐습니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A씨(22)의 상고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습니다.

A씨는 지난 2020년 12월 31일 경기 수원시 자택에서 생후 29일 된 자기 딸 B양이 잠을 자지 않고 계속 울어 화가 난다는 이유로 금속 반지를 낀 왼손 엄지손가락으로 이마를 두 차례 세게 때리고, 아이를 흔들거나 내던져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이 사건으로 B양은 급성경막하출혈과 뇌부종 등 증세를 보이다 지난해 1월 1일 밤 두부 손상으로 결국 숨졌습니다.

A씨의 학대는 B양이 갓 태어난 같은 해 12월 초·중순에도 일어났습니다. 그는 딸이 울며 보챈다는 이유로 누워 있는 매트리스를 위아래로 흔들며 4차례 폭행하는 등 지속해서 학대 행위를 이어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씨는 B양이 숨지기 전 다량의 대변을 보고 몸이 축 늘어진 상태로 숨을 헐떡이는 등 건강 이상 증세를 보였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또한 A씨는 17살 여성에게 "남자친구와 헤어지지 않으면 남자친구를 폭행하겠다"는 협박을 한 혐의도 병합돼 함께 재판받았습니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와 5년 동안 아동청소년 관련기관에 대한 취업 제한 명령을 내렸습니다.

2심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사정과 항소심에서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범행에 대한 형사 책임을 묻기에 원심이 정한 형량은 너무 가볍다”며 징역 10년을 선고했습니다.

이어 2심 재판부는 “피고인 학대로 인해 피해 아동이 태어난 지 29일 만에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를 가지고왔다”고 말했습니다.

A씨는 양형부당을 이유로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봤습니다.

대법원은 “기록에 나타난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정상 참작하더라도 피고인에 대해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의 양형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jy174803@naver.com]